[한자교실] 유임(留任)

유임(留任)

 

머무를 류(留), 맡을 임(任)

 

그대로 머물러 일을 맡아 봄

 

지난 7일 김대중 대통령은 경제팀은 대폭 교체(交替)하고, 외교안보팀은 전원 유임(留任)시키는 개각(改閣)을 단행(斷行)하였다.

 

'머무를' '묵다'는 의미를 지닌 '留'는, 항상 생각을 마음에 머무르게 한다는 '유념(留念)', 뜻을 마음에 머무르게 한다는 '유의(留意)', 미루어 둔다는 '보류(保留)', 그리고 자동차나 전차 따위가 머무르는 곳인 정류소(停留所) 등에 쓰인다. 외국에서 한동안 머물면서 학문이나 예술 등을 공부하는 것을 '유학(留學)'이라 하는데 이는 '머무르면서 공부한다'는 의미이다.

 

음파(音波)를 기록한 음반(音盤)을 회전시켜 음성을 재생(再生)하는 장치를 '축음기(蓄音機)' '전축(電蓄)' 또는 '유성기(留聲機)'라고 하였는데, '소리(音)를 저축(蓄)하여 놓은 기계(機械)'라 해서 축음기(蓄音機)이고, '전기축음기(電氣蓄音機)'의 준말이 '전축(電蓄)'이며, '소리(音)를 머무르게(留) 한 기계(機)'라 해서 '유성기(留聲機)'라 하였던 것 같다.

 

'임(任)'은 '맡다' '맡기다'는 의미로 쓰인다. 일정한 책임을 맡아보는 기간을 임기(任期)라 하고, 직무를 맡겨서 등용함을 일러 임용(任用)이라 하며, 통제하거나 돌보지 아니하고 내버려두는 것을 일러 방임(放任)이라 하는 것이다. 또 맡긴 직임(職任)을 그만두게 하는 것을 해임(解任)이라 하고, 맡아보는 일을 내 놓고 그 자리를 떠남을 이임(離任)이라 한다.

 

'임중이도원(任重而道遠)'이라고 하였다. 소임(所任)이 중대하고 갈 길이 멀기 때문에 그것을 각오하고 사명감에 철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미이다. '임현물이(任賢勿貳)'라는 말도 있다. 현자(賢者)를 임용하는 과정에서 두 가지 이상의 말이 나와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