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통계에 따르면 한지생산업체가 전북에만 3백15개에 4천9백78명의 종사자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 전국적으로 50여 업체에 불과하며 도내에는 그 절반가량인 27개 업체가 있다. 그 중 22개 업체를 1994년 팔복동 전주산업단지에 집단 이주시켰다. 하지만 이들 업체중 7개 업체가 휴폐업 상태인데다 가동중인 업체도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그렇다면 전주한지의 장래가 어둡기만 한 것일까. 결코 그런 것은 아닐듯 싶다. 다양한 실험들이 시도되고 있어 발전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들로 한지옷, 한지 인화지, 한지 양초공예품 등을 꼽을 수 있다. 지난 3월 전북예술회관에서는 한지의상전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아트웨어와 평상복인 니트조끼, 재킷 등 30여점이 선보였다. 한지를 길고 가늘게 찢은후 이를 꼬아 한지 실을 만들고, 천을 직조하는 방식으로 원단처럼 짜서 만든 것이다. 이들 옷은 가볍고 세탁도 가능하며 고운 빛깔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는 가방과 넥타이, 손지갑 등 한지소품도 인기를 모았다.
전주출신 사진작가가 벤처회사를 차려, 한지인화지를 개발하고 특허를 출원했다. 한지사진은 부드러운 질감 덕분에 판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한지엽서, 달력, 사진액자, 아트포스터 등 문화상품도 출시되고 있고 한지양초공예품도 선을 보였다. 종이축제, 전국한지공예대전, 청소년 한지미술제 등이 열리는 전주가 역시 한지의 본 고장임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