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회오리 바람

토네이도는 따뜻하고 습기찬 공기가 한냉전선과 급격하게 부딪칠때 발생하는 회오리바람을 말한다. 태풍과는 달리 육지에서 발생하지만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풍으로 피해를 주기 때문에 일종의 천재지변이라 할 수 있다.

 

토네이도는 주로 미국에서만 매년 8백개 정도가 발생하는데 어떤 것은 초속 4백m의 강풍을 동반하여 중심 부근의 나무나 자동차를 공중으로 들어 올리고 심지어 기차나 비행기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미국에서 가장 파괴적인 토네이도 현상은 1965년 4월 발생한 것으로 아이오와·일리노이·위스콘신주등을 휩쓸어 황폐화 시키고 2백71명의 사망자와 수천명의 부상자, 3억달러 이상의 재산피해를 낸 기록이 있다.

 

그러나 태양계의 끝자리 명왕성에까지 우주 탐사선을 쏘아 올리는 미국이지만 아직까지도 과학의 힘으로 토네이도를 예방하지 못하고 있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순식간에 휩쓸고 지나가기 때문에 그만큼 예보와 탐지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어떤 미국 영화를 보면 모험심이 강한 젊은 과학도들이 첨단장비를 갖추고 사막에서 발생한 토네이도를 추적하며 연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정도의 열의와 통신기술의 발달, 주민의 경각심 제고등도 재해를 줄이는데 기여할 뿐 근본적인 퇴치는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 24일부터 도내 전역에 내린 집중호우는 평균 3백㎜ 이상의 강우량을 보이면서 농경지 침수와 도로유실 주택파괴등 엄청난 재산피해를 냈다. 이와중에 정읍시 신태인읍 양괴리 일대에는 갑자기 회오리 바람이 몰아쳐 주택 3채가 폭격을 맞은듯 완전히 부서지기도 했다.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이 공포에 휩싸일 정도로 위력을 발휘한 이 회오리 바람은 토네이도 보다는 강도가 약하지만 수직으로 회전하는 깔때기 모양의 바람기둥이 스레이트 지붕까지 날려버릴 정도로 강력해 피해자들의 넋을 빼기에 충분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근래 보기 드문 회오리 바람까지 가세했으니 기상관측 사상 도내 강우량으로는 최대라는 이번 비의 위력을 새삼 실감할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