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까치와의 전쟁

‘길조’ 까치가 농작물에 입히는 피해가 갈수록 늘고 있어 자치단체마다 박멸작전에 나서고 있다.

 

까치는 사과, 배등 과수는 물론 밭작물까지 큰 피해를 입히고 있어 농가들이 수년전부터 ‘까치와의 전쟁’을 치르느라 곤혹을 치르고 있다.

 

30여년 공직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에서 과수원을 일궈 노후생활을 설계하고 있는 진안군 마령면 전모씨.

 

지난해 첫 수확기를 맞아 흥에 겨워 과수원을 찾았던 전씨는 다 익지도 않은 과일을 까치들이 쪼아버려 30% 이상이 상품성을 잃는 피해를 입었다.

 

“퇴직금을 일시불로 찾아 아내와 전원생활을 즐기려던 계획이 일순간에 허사가 됐다”는 전씨는 올해 과수원의 면적을 반으로 줄였지만 까치의 공격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하소연 했다.

 

이같은 피해는 용담면 김모씨도 비슷하다. 김씨 역시 개간한 땅에 대대적으로 콩류를 심었으나 까치가 쪼아대기 시작해 수확할 콩엔 빈깍지만 남았다는 것.

 

“너무 어이가 없어 공기총으로 쏘아보지만 영리하기까지 한 까치들이 사정권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다”는 김씨는 “그나마 총포사용 허가를 받는 절차가 복잡해 골치만 앓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면적에 대한 군 산림과의 허가를 맡은 다음 경찰서의 총포사용 허가를 받아야 하고 유해조수 포획지역 허가를 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군 지역특산과의 한 관계자도 “총으로 쏘아 박멸하는 길이 가능한 방법이긴 하지만 쉽지 않다”고 밝혔다. 방조망 설치의 경우 비용이 많이 들고 손이 많이 가 농가들이 꺼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군관내 72톤의 과수 생산량중 2%에 가까운 물량이 피해를 입었는데 올해는 더욱 피해면적이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진안군은 군비 2천7백만원을 투입, 까치 잡이에 나서 마리당 3천원씩 지급하기로 대책을 세웠으나 이역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한 농가는 “전봇대 까치집의 경우 전기합선의 주요인으로 작용하는등 하등 도움되는게 없는 것이 까치”라면서 “길조로 여기며 군조로까지 지정된 까치 박멸을 위해 행정력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

 

까치가 자치단체마다 상징적 조류로 지정돼 홍보책자를 장식하고 있으나 농가와의 전쟁을 통해 사라질날도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