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목맞은 남부시장 썰렁

한산하다. 골목을 통해 불어오는 가을바람만 홍순식씨(55)의 생선가게 앞을 스칠뿐이다.

 

오후 내내 손님을 받지 못한 홍씨는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명태를 정성스레 다듬었다.

 

중간유통업자에게 생선을 떼고 지불하지 못한 대금이 갈수록 쌓이고 있다는 홍씨는 “생선을 사는 사람보다 파는 사람이 더 많은 지경”이라며 “올해는 추석대목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한숨지었다.

 

팔월 한가위가 5일 앞으로 다가온 7일 오후 전주 남부시장에서는 대목 분위기를 전혀 느낄수 없었다.

 

예년 같으면 시장 골목 골목에 제수용품을 사러 나온 손님들로 북적였을 시기지만 올해에는 손님들 발길이 뚝 끊겼다는게 홍씨의 푸념이다.

 

“새벽 4시에 나와 밤 10시까지 생선을 내놓고 있어도 하루 벌이가 20만원도 채 안돼 현상유지도 안됩니다”

 

지난해에는 하루 매출이 3백여만원에 달해 추석대목을 톡톡히 봤다는 홍씨는 “납꽃게 파동탓에 손님들이 발길을 끊어 올해 장사는 다 한것 같다 ”고 푸념했다.

 

이런 사정은 홍씨 가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건어물전은 물론 청과물상, 옷가게 등 남부시장에 입점해 있는 모든 가게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청과물상들은 때이른 추석과 태풍피해로 햇과일 수확물이 적은데다 일부 중간상의 매점매석 때문에 물량마저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상인들도 가을 신상품을 진열하는 등 대목 준비를 한껏 했지만 손님이 없어 TV를 보며 하염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었다.

 

시장 상인들은 IMF한파가 한창이었던 98년보다 매출이 감소할 정도로 올들어 사상유례없는 불황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같이 체감경기가 최저점에 다다른데 대해 이들은 대형 할인점이 속속 등장, 공격적으로 손님모시기 경쟁을 하면서 재래시장이 점점 죽고 있다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