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래와 조망
백두대간이 백두산 장군봉을 출발하여 지리산 천왕봉으로 힘차게 뻗어가다가, 정령치 아래의 고리봉에서 나뉘어 북쪽으로 산줄기를 뻗어 내린 산이다. 또 지리산 북쪽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바리봉(1,165m바래봉)은 원래 스님들의 공양 그릇인 '바리때'를 거꾸로 엎어 놓은 형상이라서 유래되었다 하며, 국어사전에 '바리'는 '바리때'의 준말이라고 나와 있다. 그리고 지역주민들에 의하면, 바리봉을 일명 '삿갓봉'이라고 부르는데 산의 모양이 마치 '삿갓'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결국 바래봉의 이름은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바리봉'의 어원이 '바래봉'으변형되어 잘못 불려지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차제에 산의 이름을 '비리봉'이나 '삿갓봉'으로 바로잡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행정구역상 남원시의 산내면 내령리, 동면 중군리, 운봉읍 화순리 등 3개 읍면의 경계를 이루며, 정상에서 동으로는 팔랑치, 서로는 여원치, 북으로는 덕유산이 펼쳐져있는 천혜의 요새로서 고구려말 왜구들을 물리쳤고, 동학농민전쟁때에도 전화가 미치지 않아서 정감록에도 십승지중 하나로 꼽았다.
정상에 올라보면 능선에 우거진 침엽수림과 푸른 초원이 펼쳐져있고, 서로는 남원시가지, 북으로는 운봉읍의 들녘과 목장의 드넓은 초원과 덕유산, 장안산, 팔공산,고남산이 다가오고, 동으로는 지리산의 최고봉인 천왕봉, 남으로는 여인의 둔부처럼 다가오는 지리산의 제2봉인 반야봉 등 크고 작은 연봉들을 조망할 수 있다.
▶산행안내
제1코스[산내-내령-팔령(주차)-바래봉-산내/1시간]
제2코스[산내-내령-부은(주차)-상부은-부은리재-바래봉-산내/2시간]
제3코스[운봉-축산기술연구소-목장길-바래봉-축산기술연구소/3시간30분]
제4코스[운봉-신덕-부은재-바래봉-운봉/2시간]
제5코스[운봉-공안리-학생훈련원-임도-바래봉-운봉/2시간]
제6코스[운봉-정령치(주차)-고리봉-세걸산-세동치-부은치-바래봉-운봉/6시간]
바리봉 주변의 산행코스는 대략 6개코스가 있는데, 지면관계상 [제3코스]와 [제6코스]를 소개한다.
[제3코스/7.6km/3시간30분]남원에서 24번 지방도로를 따라 함양방면으로 18km를 가다보면 운봉읍이 나오고, 다시 1.5km쯤 더 가면 축산기술연구소가 나온다. 여기에 주차를 하고 목장길을 30분정도 걸으면 종축장 뒷산의 철쭉군락지가 나온다. 길 양편에 흐드러지게 핀 철쭉을 감상하며 넓은 경사길(예전에 면양 방목시에 넓은 차도가 개설됨)을 1시간 30분쯤 걸어올라가면 바리봉 정상이다. 정상아래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은 정령치 코스이며, 바리봉은 왼쪽(동편)으로 300m쯤 급경사길을 오르면 된다. 도중에 샘터가 있어 식수를 구할 수 있다.
[제6코스/13.2km/6시간]지리산 등산도 즐기고, 철쭉의 아름다움을 만킥하려면 정령치에서 세걸산, 바리봉을 거쳐 운봉 축산연구소를 일주하는 코스를 권하고 싶다. 정령치에서 조망은 서로는 남원시가지, 북으로는 달궁과 뱀사골계곡, 동으로는 노고단, 반야봉, 천왕봉의 연봉들이 줄지어 있고, 남으로는 성삼재와 왕시루봉들이 다가온다.
정령치(鄭嶺峙)는 서산대사의 '황령암기'에 의하면 마한의 왕이 진한과 변한의 침략을 막기위하여 정(鄭)씨 성을 가진 장군으로 하여금 지키게 했다는데서 유래되었다. 또 역사적으로 여러 가지 전설과 설화가 전해져오데, 마한의 궁궐이 있었으며, 마한후기의 정장군이 나라를 위해 싸우다가 전사하여 바위에 초상을 새겼다고 한다.
또 '천은사 사적기'에 의하면 개령암지(정령치 주변)에 '개령암(開嶺菴)'이라는 신라 암자가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최근에는 남원향토문화연구회에 의하여, 문화재관리청에서 보물로 고시한바 있는 9기의 '마애불상'보다 2기가 더 발굴되어 정령치 주변이 유적과 유물의 보고(寶庫)임을 알 수 있다.
정령치는 운봉에서 5km의 거리이고, 약30분쯤 소요되며, 남원에서 주천면소재지와 육모정 거쳐 오르는 길도 있다. 교통은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차를 가지러 다시 와야 하는 불편함이 있으므로, 개인택시를 이용하거나 관광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정령치(1,172m)에서 고리봉(1,304.5m),세걸산(1,207m),세동치, 부은치,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철쭉을 구경하면서 운봉으로 하산하면 6시간이 소요되고 계속 내려오는 길이라서 별로 힘이 들지 않는다.
이 코스를 운봉에서 바리봉을 거쳐 올라갈 수도 있으나 힘이 들고 8시간이 소요된다. 바리봉에서 운봉으로 내려오지 않고 북동쪽으로 조금 더 가면 덕두봉(1,149.9m/일명 흥덕산/興德山)을 거쳐 인월면 중군리로 하산하는 코스도 있다. 덕두봉은 지리산에서 아침햇살을 제일 먼저 받으며, 경남의 지리산 연봉들을 모두 조망할수 있다. 하산길에 5월초에 남원 광한루에서 일주일동안 개최되는 '춘향제'를 구경하면 더욱 좋다.
▶철쭉축제
철쭉하면 지리산 바리봉이 단연 으뜸이다. 바리봉 기슭(해발 500m)인 축산기술연구소 뒷산의 철쭉군락이 5월초순부터 산기슭을 따라 1백여ha에 요염한 모습으로 붉게 피어오르기 시작해서 5월중순 무렵이면 바리봉 일대와 세걸산, 정령치까지 3-4km에 흐드러지게 피어올라 절정에 이른다. 이 무렵, 운봉의 축산기술연구소 뒷산의 철쭉 군락지와 바리봉에 이르는 등산로에는 전국의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룬다. 푸른 하늘 아래 드넓은 초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떼를 구경하며 목장길을 지나면, 산기슭의 철쭉 군락지가 나오고, 여기에서 바리봉까지 등산로 양편의 산들을 온통 붉은 물감으로 채색해놓은 듯한 철쭉군락지를 걷노라면 저절로 환호성이 나오게 된다.
5월 초순이면 바래봉 기슭의 철쭉 군락지에서 '지리산 철쭉제'가 성대하게 베풀어지고 철쭉길 오르기, 관광객 노래자랑, 장기자랑, 행글라이딩 곡예비행시험,보물찾기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베풀어진다.(문의:운봉읍 0671-634-0024)
철쭉과의 같은 낙엽관목인 철쭉은 진달래보다 곱고 아름답다. 오죽하면 수로부인(신라선덕왕때 순정공 부인)이 그 꽃을 탐냈을까. 철쭉은 그 화사함으로 향가(헌화가) 한수를 문학사에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진달래는 화전을 붙이고 술(두견주)을 빚기도 하지만 철쭉꽃에는 강한 독성이 있어 먹지 못한다. [본초강목]에 "양불식초(羊不食草)"라 해서 "양이 그 잎을 먹으면 바로 땅을 치며 죽는다."고 했다. 이 때문에 예전에 바리봉 주변의 넓은 초지에 면양을 방목했어도 철쭉이 잘 보존될 수 있었다고 한다.
철쭉은 전체가 붉게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붉은색, 노란색, 연분홍색, 흰색 등 다양하다. 그중에서 흰색을 나타내는 꽃은 일명'개꽃'이고, 붉은색과 연분홍 빛깔의 꽃이 지리산 철쭉의 원조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