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송이와 문화재

오만가지 단어로도 그 향과 맛을 정확히 표현할 수 없지만 한 조각만 들어가도 평범한 음식에 환상적인 맛을 더해준다는 것이 우리네 송이버섯이다.

 

송이버섯은 늘 푸른 소나무 밑에서 자라 소나무 향이 온몸에서 배어 나온다.

 

한달전 북한에서 선물로 내려온 그 많은 송이버섯을 어떻게 나눠서 시식했는지 궁금하다. 송이버섯은 물에 씻지 않고 물수건으로 흙을 닦아낸 뒤 껍질채 그대로 또는 썰어서 바로 요리해 먹어야 그 깊은 향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 얇게 썰어 날로 먹거나 구워서 소금에 찍어 먹는 것이 가장 좋고 쇠고기와 야채 등을 곁들여 전골을 끓여 먹어도 좋으며 된장찌개에 몇 조각 썰어 넣으면 찌개 맛을 훨씬 풍미있게 해준다.

 

워낙 송이버섯 값이 금값이라 송이버섯 속에 쇠못을 박아 무게를 속여 팔았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예전엔 장아찌를 해 먹을 정도로 흔했다는데 그 알싸한 향에 반한 일본인들이 본격적으로 수입해 가면서 송이버섯 값이 오르기 시작했고 품귀현상까지 벌어지기 시작했다. 어찌 보면 우리 것에 대한 열등 의식이 매우 강한 일본 사람들 같다.

 

지난 날 일본은 우리나라를 강점하고 조상의 혼이 깃든 수많은 문화재를 파괴하고 약탈하였다. 일제는 전국 각지에서 왕릉을 비롯한 옛 무덤들과 성과 비석, 옛 건물과 석조물 등 각종 역사 유적들을 마구 파괴하고 고려자기, 조선자기, 무기와 장구류를 비롯한 옛 무덤의 부장품들과 도서, 고문서, 서화, 불상, 탑, 민속공예품에 이르기까지 무려 수십만 점에 달하는 값진 문화재들을 일본으로 악랄하게 가져갔다. 진품명품 TV프로그램에 나오면 가격을 정할 수 없는 문화재가 즐비하다.

 

일본은 약탈한 그 문화재들은 자기네들의 국보, 중요 문화재, 중요 미술품들로 지정하는 뻔뻔함을 보이면서 정당한 입수물이기에 반환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맛좋은 우리 송이버섯을 일본인 관광객에게 돈 몇푼 받고 팔아 넘겨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