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상회담, 이-팔 전면 휴전협정 포기

잠시 휴식에 들어갔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유혈분쟁 타개를 위한 긴급 정상회담이 17일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분쟁 당사자 및 조정국 정상들과의 개별 협상 속개를 시작으로 재개됐다.

 

그러나 정상회담 당사자들은 지난 수주일간 계속돼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유혈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전면 휴전협정 체결에 관한 희망을 사실상 포기하고 클린턴 대통령이 구속력있는 성명을 발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스로모 벤 아미 이스라엘 외무장관 대리가 밝혔다.

 

벤 아미 장관 대리는 "회담을 시작한 어제부터 유혈 폭력을 중단시키고 평화절차를 추구하기 위한 강령에 합의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그러나 이런 노력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클린턴 대통령이 분쟁 당사국들의 합의하에 구속력있는 성명을 발표하는게 최선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벤 아미 장관의 이같은 발표 직전, 클린턴 대통령은 숙소에서 몇시간 눈을 붙인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개별 회담을 가진 데 이어 무바라크, 아라파트와 3자 회동을 가졌다.

 

팔레스타인 협상대표단중 한명인 나빌 사드는 "전날 장장 16시간의 마라톤 정상회담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휴식에 들어갔던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도 클린턴, 무바라크 대통령과 회담을 갖기 위해 회의장으로 출발했다"고밝혔다.

 

이스라엘 관계자들도 에후드 바라크 총리가 이날 오전 늦게 클린턴 대통령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대표단의 대변인인 아비 파즈너는 그러나 "아라파트측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경우 오늘 합의점에 도달할 가능성은 적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이집트 홍해 휴양지 샤름 엘-셰이크에서 열린 회담은 팔레스타인측의 유혈사태 국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요구와 이스라엘의 반대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난항을 거듭하다 17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귀국을 하루 연기하면서까지 합의 도출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빌 클린턴미국 대통령은 이날 새벽 0시20분께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3자 정상회담을 가졌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어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와 4번째 만나 절충을 시도했으나 논의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클린턴 대통령은 예멘에서 발생한 미 해군 구축함 테러 공격 희생자 추모식에참석하기 위해 17일 정오까지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백악관측은 시간적인 여유가 더있다고 말했다.

 

한편 바라크-아라파트 정상회담이 열린 이날 양측 간에는 새로운 폭력사태가 발생했다.

 

요르단강 서안 북쪽 나블루스에서 유대인 정착민들과 팔레스타인이 충돌,팔레스타인 1명이 숨졌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