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세상살이에서 많은 시험을 거치며 살아가게 된다. 또한 수시로 직면하게 되는 시험을 얼마나 잘 치르고 무사히 잘 통과하느냐가 인생살이의 척도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수많은 시험 중에서 자못 어렵기도 하고 자주 걸려 넘어지는 시험이 바로 '돈'이라는 시험인 것 같다.
자본주의 사회는 돈을 추구하는 사회이며,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손에 넣을 수도 있다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래서 돈은 인생의 수단 중에서도 없어서는 안될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수단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돌고 도는 돈이 사람마저 돌게 하는 마력이 있는 것 같다. 어떤 사람은 돈 때문에 양심을 팔고 인격을 포기하며, 때로는 돈 때문에 죄를 짓고 파렴치한 행동을 서슴없이 저지른다. 물론 돈을 잘 사용해서 빛이 나는 사람도 있지만 돈 때문에 망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을 보면 돈은 역시 사람에게는 어려운 시험의 대상이자 무대인 것이다.
맹자는 부귀에도 음(淫)하지 않고, 빈천(貧賤)에도 변하지 않으며, 위무(威武)에도 굴하지 않는 사람을 대장부라 하였다. 이쯤 되면 돈에 관해서 충분한 신뢰와 신용이 있거나 돈 문제에 대해서 자유롭다면 그 사람은 분명 대장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수의 제자 유다도 은 30냥 때문에 스승을 팔아 넘겼다. 돈의 시험과 금전의 유혹을 뿌리치고 이기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어렵고 힘든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돈은 사람됨을 평가하는 일종의 잣대처럼 되었다. 인격의 대소와 인물의 진위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수양정도도 돈으로 정확히 테스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동방금고의 불법대출이 사회문제가 되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남의 돈을 마치 갈퀴질하듯 여기 저기서 끌어 모아 이것저것 제 마음대로 제 돈 쓰듯 하다 인생을 망친 한 젊은이를 보면서 역시 돈은 인간측정의 틀림없는 시금석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