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관측사업 유명무실

원예작물 가격이 재배 면적에 따라 들쑥날쑥하는 현상이 매년 반복되고 있으나 개선되지 않고 있다. 농림부의 농업관측사업이 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가격 폭락시 신속한 대응체계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무·배추·고추 등 19개 주요 채소·과일·축산 품목에 대해 시행되고 있는 농업관측사업은 농가와 농업 생산자 단체 등을 대상으로 특정 품목의 재배 의향 조사를 토대로 매월 주요 품목의 재배 면적을 예측하는 제도.

 

그러나 과잉 재배의 우려가 있다는 예측 결과가 나오더라도 정작 적정 면적 재배로 유도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

 

과잉 재배를 예측하는 조사 결과가 농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는 데다 예측 결과를 알더라도 이미 경작을 위한 제반 준비를 마친 경우가 많아 농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실정.

 

농업관측사업이 이처럼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바람에 저장성이 약한 원예작물의 특성상 약간의 잉여 생산에도 곧바로 가격 폭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 올 가을 무·배추의 경우 과잉 생산에 대한 우려가 예측됐으나 조절이 이루어지지 않아 가격이 크게 떨어져 생산 농가들이 인건비도 못건지는 형편. 서울 가락동 도매시장 가격으로 배추의 경우 5톤당 1백25만원에 거래돼 전년의 35% 수준으로 폭락했다.

 

다소 나은 무 가격도 전년의 85% 수준에 불과하다. 무·배추의 재배 면적이 전국적으로 전년 대비 각각 2%, 4% 밖에 증가하지 않았지만 이같이 가격 폭락으로 이어지는 현실에도 신속한 대응책이 따르지 않아 재배 농가들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재배 농가들은 농가에서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보다 실효성 있는 관측사업 시행과 잉여 생산물에 대한 출하 조절 등의 신속한 대응 체제 구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