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지역사회의 혼탁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건전한 비판과 대안제시보다는 서로를 헐뜯고 모함하는 비방의 소리만이 가득하다는 탄식들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지난 27일 남원시내에는 남원에서 발행되는 N신문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유인물이 시내 일원에 뿌려졌다.
정체 불명의 단체 이름으로 뿌려진 이 유인물은 내용의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특정인과 특정 단체에 대한 원색적 비난으로 일관했다는 점에서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남원사회의 혼탁상을 보여주는 예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남원시가 시정(市政)에 대한 시민들의 소리를 듣기 위해 개설한 ‘시민의 소리함’에도 특정인에 대한 비난과 비방을 일삼는 글들이 수 건씩 올라오고 있다.
지난 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남원에서는 후보들간 비방과 고소 고발이 난무해 양식 있는 시민들의 우려를 산 바 있다.
한 시민은 “근래 들어 유난히 남을 헐뜯고 모함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졌다”며 “문화와 충절의 고향이라는 남원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는지 모르겠다”고 장탄식을 했다.
최근 남원 사회의 흐름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비판과 비난, 비방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비판은 어떤 인물이나 행위에 대한 가치 및 정당성을 논리적으로 평가하는 것인데 반해 비난이나 비방은 남의 잘못이나 흠을 잡아 헐뜯는 것을 말한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언로(言路)가 보장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또 이는 건전한 비판(批判)과 토론을 통해 발전한다.
그러나 비난(非難)과 비방(誹謗)은 인간관계를 깨뜨리고 사회를 얼어붙게 만든다.
또 여론을 왜곡하고 시민사회를 분열시킨다. 비난과 비방은 결국 민주주의의 적인 셈이다.
최근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의 무분별한 독설(毒舌)이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독버섯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겸허하게 돌아봐야 할 때다.
특히나 경기가 급랭해 모두가 지치고 힘든 지금, 시민들에게는 물고 물리는 비난의 싸움소리보다는 서로를 인정하고 칭찬하는 훈훈한 정이 느껴지는 얘기들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