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설업계에 대단히 불행한 사건들이 한꺼번에 몰아치고 있고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일파만파의 파장을 일으키며 우리생활에 직접 한파를 몰고 온다. 대형건설업계의 몰락을 바라보는 건설인들은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할 수 없어 대책을 마련하느라 동분서주 하고 있고, 그 동안 대형건설업체에서 협력업체라는 명분으로 하도급을 받아 연명하던 전문 건설사들은 하루아침에 연쇄부도의 악몽에 빠진 것처럼 우왕좌왕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건설회사들의 연쇄부도는 우리지방 경기에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다. 아는 바와 마찬가지로 건설업을 비롯한 주택건설업은 최근 수십년동안 우리지방 전북의 경기를 주도하며 이 지방 경제활성화에 크게 기여하여 왔다. 특히 이 지방 경기를 주도해 나가고 있는 뚜렷한 대형제조회사가 없는 현실에 비추어볼 때 주택건설업은 노동집약산업이며, 경기파급효과가 대단히 큰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주택회사들이 최근 수년 사이에 무더기로 도산이라는 불행의 늪으로 사라져 갔다. 일반 소비자들은 주택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들 한다. 그렇지만 이들이 이슬처럼 사라져간 언저리에는 그들이 평생을 바쳐 사랑하던 시민들로 부터의 냉소와 차가운 한줌의 북풍도 막을 수 없는 도피와 잠적에 대한 비난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지역경제에 활력과 생동감을 주던 그들의 몰락원인은 무엇인가.
첫째, 주택업계의 안일한 현실 대처와 낭만적 사고가 팽배한 고정관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주택시장에서 소비자의 수요 변화는 대단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왔다. 주택보급률의 증가와 아울러 주택은 과거 소유개념에서 주거개념의 소비행태로 변화되어 갔지만 이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또 급격한 경기침체를 맞아 기업구조조정에서 실패하는 등 변화 되어가는 기업환경에 적절히 적응하지 못한 데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기업외부 요인으로써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환상에 사로잡힌 탁상공론적 이론 행정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주택공급에는 적절한 토지의 안정적 공급이 필수적이다. 이들은 토지공급을 독점하고 있을 뿐만이 아니라 토지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음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행정의 독선과 아집은 민주화와 자본주의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으며 지방경제를 혼돈에 빠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금번 전주시에서 매각하려 하고 있는 아중택지 매각건과 건축조례변경건 등은 대표적 행정독선이라 아니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말로는 지방건설업과 경기부양을 외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지방건설업계의 발전과 번영을 시기하고 가로막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관련 행정가들은 건전한 사고로의 전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껴야 하며 정부의 간섭과 통제 그리고 시기가 사라질 때만이 진정한 민주화와 지방자치가 완성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세종(한강 태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