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에 대한 문헌상의 기록은 1800년대 말에 발간된 시의전서(是議全書)에 처음 보인다. ‘여러가지 반찬을 섞어 다스린 밥’이라는 뜻의 한자어 골동반(汨董飯)을 비빔밥의 유래로 해석하는 것이다.
비빔밥은 우리 민족의 의식과 생활이 반영된 음식이다. 그 뿌리도 훨씬 오래 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섣달 그믐날 남은 음식을 해가 바뀌기 전에 처리하기 위해 밥과 반찬을 그릇에 모두 얹어 밤참으로 먹었다는 12월의 절식(節食)도 유래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비빔밥은 서민층뿐 아니라 궁중 사대부 집안에서도 즐겨 먹었다는 기록도 있다.
갖가지 나물과 쇠고기·버섯·튀각·묵등의 재료를 밥에 얹어 참기름과 고추장으로 버무려 먹는 비빔밥은 맛과 영양도 뛰어나다. 전국 어느곳에서나 대중음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전주 비빔밥’의 성가(聲價)는 새삼 설명이 필요없다. 바로 비빔밥의 대명사가 돼 버린 것이다.
그런 비빔밥이 이제는 국제적인 음식이 되고 있다. 일본인들도 무척 좋아해 도쿄와 오사카 지역에만 비빔밥 전문음식점이 2백여개소가 넘을 정도이다. 돌솥 전주비빔밥을 개발한 한 일본업체는 아예 우리나라에 비빔밥을 역수출 하고 있다고도 한다. 홍콩 사람들도 비빔밥 좋아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인 식당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단연 비빔밥이라 한다. 1998년에는 대한항공이 기내식(機內食)으로 세계 최고상을 받은 음식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런 전주비빔밥 축제가 내년 3∼4월께 일본 오사카 지역에서 열린다고 한다. 유종근(柳鍾根)지사가 일본 굴지의 식품업체 대표와 만나 전주비빔밥의 수출 및 판매를 위한 상담결과 얻은 소득이다. 이제 전주비빔밥의 세계적 상품화 시대가 막을 올리게 된 셈이다.
그러나 전주비빔밥을 세계적인 음식, 관광상품화 하기 위해서는 우선 재료와 조리법, 맛의 표준화부터 이뤄내야 한다. 그래서 ‘이것이 전주비빔밥’이라고 당당히 내놓을 브랜드가 필요하다. 김치를 기무치로 개발해 우리 시장을 잠식하는 일본 상술을 이기기 위해서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