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도쿄의 전철역 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려다 숨진 한국인 유학생 이수현(李秀賢.26.고려대 무역과 4년 휴학)씨의 넋을기리는 추도 물결이 국경을 넘어 이어지고 있다.
일요일인 28일 이씨가 공부하던 도쿄 아라카와(荒川)구의 일본어 학교 '아카몬카이(赤門會) 등에는 언론 보도를 통해 외국인 유학생의 의로운 죽음을 접한 시민들의 조의 문의 전화 등이 쇄도, 한일 양국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던 이씨의 꿈이 죽어서나마 작은 결실을 본듯한 느낌이었다.
아카몬카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시민은 어떻게 하면 조의를 표할 수 있는지 은행 계좌 번호 등을 알려달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0...이씨의 빈소가 마련된 아카몬카이에는 28일 아침부터 "조문해도 되느냐", "부산의 유족에게 조위금을 전달하고 싶으니 은행 계좌 번호를 알려달라", "편지를 보내고자 하니 주소를 알려달라"는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
한 관계자는 "4대의 전화를 가동해 문의를 받고 있으나 전화가 마비될 정도"라고 말했다.
이날 연합뉴스 도쿄 지사에도 애도의 뜻을 표하고 싶다면서 이씨가 개설한 홈페이지 주소를 알려달라는 전화가 걸려 오기도 했다.
0...마이니치(每日) 신문은 이씨와, 취객을 구하려다 이씨와 함께 숨진 세키네시로(關根史郞.47.카메라맨)씨 유가족에게 조위금을 전달하고 싶다는 문의 전화가걸려 옴에 따라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마이니치신문 도쿄 사회사업단 직원이 사무실에 출근, 전화를 받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오늘(28일) 낮까지 약 10건의 전화를 받았으나 월요일부터는 문의전화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씨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도쿄 신주쿠(新宿)구의 인터넷 카페 `넷스파이더 BIG-1'에는 이씨를 추도하기 위한 작은 제단이 설치됐다.
0...이씨의 빈소가 마련된 아카몬카이 1층 사무국의 15평 넓이 사무실에는 28일 0시 30분부터 동료 학원생과 교사들이 교대로 빈소를 지켰다.
일본으로부터 비보를 접하고 27일 저녁 부랴 부랴 나리타(成田) 공항에 도착한 이씨 부모는 막바로 신주쿠(新宿) 경찰서로 직행, 싸늘한 시신으로 변한 아들과 대면했다.
전체 재학생 750명중 거의 대부분이 한국 학생인 아카몬카이는 29, 30일 임시 휴교하기로 결정했다.
0...아카몬카이는 이씨의 아버지 이성대(李盛大.61)씨 등과 협의, 학교장으로 이씨 장례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영결식은 29일 낮 12시.
시신은 화장하기로 했으며 이씨 부모는 아들이 숨진 시각인 저녁 7시께 도쿄 JR야마노테센(山手線) 신오쿠보(新大久保)역 사고 현장을 방문, 아들의 영면을 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