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교실] 교주고슬(膠柱鼓瑟)

교주고슬(膠柱鼓瑟)

 

아교 교(膠), 기둥 주(柱), 연주할 고(鼓), 거문고 슬(瑟)

 

변통성이 없이 소견이 꽉 막힌 사람

 

교착(膠着): 아주 단단히 달라붙음, 현상을 유지하여 조금도 변동이 없음

 

고무(鼓舞): 북을 쳐서 춤추게 한다는 뜻으로 남을 격려하여 힘이 나게 함

 


 

거문고를 가락에 맞추어 타려면 줄을 바치고 있는 기둥을 이리저리 옮겨야만 된다. 그런데도 한 번 가락에 맞추었다고 해서 아예 받침 기둥을 아교풀로 꽉 붙여 고정시켜 버리면 다시는 가락에 맞는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가 없다.

 

이와 같이 한 번 무슨 일에 성공하였다하여 언제나 그 방법이 성공하는 유일한 길인 줄 알고 때와 장소 상황에 따라 변형시킬 줄 모르면 다시는 성공의 가망이 없음을 이야기할 때에 "교주고슬(膠柱鼓瑟)"이라는 말을 쓴다.

 

이 말은 사기(史記)에 나오는 말인데 조나라 왕이 명장 '조사'의 아들 '조괄'을 대장에 임명하려 하자 '인상여'가 말한 다음과 같이 말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임금께서 이름만 듣고 조괄을 쓰려 하시는 것은 마치 기둥을 아교로 붙여 두고 거문고를 타는 것과 같습니다. 괄은 한갓 그의 아버지가 전해 준 책을 읽었을 뿐 때에 맞추어 변통할 줄 모릅니다". 아닌게 아니라 실전 경험이 전혀 없는 조괄은 이론만의 작전을 감행한 끝에 40만 대군을 잃어버리는 중국 역사상 최대의 참패를 당하였다고 한다.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지나쳐 흘려 버리는 것을 '마이동풍(馬耳東風)'이라 하고, 자신에게 과오가 있으나 그 과오에 대한 남의 충고를 듣지 않음을 '병을 지니고 있으면서 의사를 꺼린다'는 의미로 '호질기의(護疾忌醫)'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