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레임덕



 

레임덕(lame duck)이란 임기만료를 앞둔 공직자를 ‘절름발이 오리’에 비유한 말로 미국(美國) 남북전쟁때 처음 사용된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말은 특히 재선에 실패한 현직 대통령이 남은 임기동안 마치 뒤뚱거리는 오리처럼 정책집행에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집권당이 중간선거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대통령의 정책이 의회에서 잘 관철되지 않을때 사용하기도 한다.

 

레임덕, 즉 권력누수 현상은 어느 정권에서나 임기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강제로 막으려다가는 오히려 덧나는 수도 있다.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은 5공말기 ‘4·13호헌조치’를 강행했다가 ‘6월항쟁’을 촉발시켰고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은 6공말기 후계자 문제로 당시 민정당 대표인 김영삼(金泳三)씨와 벼랑끝 줄다리기를 벌였는가 하면 김전대통령 본인은 문민정부말기 자신이 키운 이회창(李會昌) 당시 신한국당 대통령후보로부터 출당요구를 받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레임덕의 일반적 현상은 여권 내부에 핵분열이 시작되고 강여(强與)와 야당의 충돌로 정국대결이 첨예화하면서 사정과 정계개편등 각종 빅카드가 등장하게 되며 공직사회에서는 어려운 일은 무조건 미루고 보자는 식의 이완된 분위기가 나타난다.

 

국민과 언론 또한 겉으로는 임기가 종료될때까지 대통령의 책무를 성실히 이행해 줄 것을 촉구하면서도 걸핏하면 레임덕 운운하며 힘을 빼버리기 일쑤다. 심지어 한솥밥 먹던 측근들가지 충성심이 급속히 떨어지면서 또다른 태양을 찾기 위해 곁눈질을 하거나 줄서기에 바쁜 추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일련의 행태들이 험한 세상 살아남기 위한 생존게임 정도로 정당화 된다면 그것은 악습으로 남게되고 그로인해 우리는 많은 것을 잃게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레임덕 현상의 최종 피해자는 국민,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