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범
포구는 이미 자신이 더 이상 포구가 아닌 줄 압니다
뱃길은 진작 지워진 손금이고요
메마른 갯벌에 햇살은 차라리 서럽습니다
봄입니다
빈 포구에 물결 대신 봄바람이 일렁입니다
갈대는 그리움으로 흔들립니다
떠난 사람은 남은 사람에게
남은 사람은 떠난 사람에게
그리운 편지를 씁니다
나문재가 불긋 파릇한 글씨로 마른 갯벌에 받아씁니다
ㅊㅏㅁㅁㅏㄹㄹㅗㄱㅡㄹㅣㅂㄷ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