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가 주장하는 고입학력고사를 폐지하고 내신만으로 고등학교 입학을 결정하자는 전교조 주장에 대하여 몇 가지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자 한다.
전교조에서는 마치 내신만으로 고등학교 입학을 하면 학교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현재 전주 시내 중학생들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치를 때면 초비상 사태를 연출하고 있다. 왜냐하면, 지금도 고입시험에 있어서 내신이 일정부분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입시험 180점, 내신 70점). 그러나 만약 내신만으로 고입이 이루어 질 경우 중학생들이 매 시험마다 느끼게될 중압감을 감히 상상하고도 남는다.
현재도 중학교마다 시험감독으로 학부모를 동원하여 교사와 감독을 병행하고 있는 것은 학교 시험이 고입으로 가는 길목에 있기 때문에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학교의 고육책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학부모인 동시에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현직교사로서 전교조의 주장은 진정 학생들의 입장을 잘못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고등학교에 들어온 신입생을 대상으로 나는 중학교 내신으로 인해 중학교 당시 그들의 생활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는지, 아니면 더욱 심적 부담을 얻었는지를 조사하여 보니, 대다수의 학생들이 매 시험은 물론 수행평가로 인하여 중학교 시절 내내 심적 고통을 느꼈다고 강변했다.
특히 보편적으로 학교 시험이 쉬워지면서, 국, 영, 수, 과학, 사회 등 중요 과목보다는 전과목에 치중해서 내신 올리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량의 수행평가는 부모나 학원강사 등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해결하고 있는 것도 일부이지만 사실이다.
더구나 일부 교사의 편견과 무모함으로 학생들은 교사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그저 점수만을 따기 위하여 그들의 눈치나 환심을 사려는 것도 중대한 문제이다.
또한 단순히 고등학교 진학만이 목적이 아니고, 더 경쟁이 심한 대입을 통과해야만 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기에 중학교 시절에 기초학력을 신장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므로 내신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이미 언급한 것처럼, 학생들에게 정말 필요한 기본적인 공부보다는 내신 올리기에 치중하게 될 것이고, 커트라인 선상에 있는 부모들의 치맛바람과 일부 몰지각한 교사들의 횡포도 우려되고 있으며, 이미 그러한 문제점이 드러나 있다.
또한 일부교사들의 무성의하고 안일한 시험 출제는 학원강사들의 유사한 유형을 중심으로 족집게 과외를 성행시키고 있다고도 한다. 그렇다고 고입시험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나름대로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적정선의 내신 반영과 학력고사의 병행은 현 시점에서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단 중1이 되면, 그들이 3년 후에 어떤 제도로 고등학교에 입학할 지를 분명히 명시하여 학생들이 혼란 없이 중학교 생활을 설계할 수 있도록, 교육당국은 책임감 있게 일관성 있는 제도를 확립해줄 것을 간절히 촉구한다.
/ 노상근 ( 전주신흥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