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좌우명(座右銘)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나름대로 늘 곁에 간직하고 지켜면서 살아가고픈 말들이 있다. 개인에게는 좌우명이 있다. 그런가하면 가정에는 가훈이 있고 회사에는 사훈이 있다. 또 학교에는 교훈이 있고 학급에는 급훈이 있다.

 

이렇듯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라면 거의 꼭 지켜주기를 원하는 실천 목들이 넘쳐나고 있다. 때로는 액자나 현판에 걸어 놓거나 돌에 새겨 놓은 그 실천 덕목들을 보면 외우기도 힘든 판인데 실천하기는 더더욱 힘들어 보인다.

 

세상에는 수많은 명언과 명구들이 있다. 그 중의 하나를 좌우명으로 삼거나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사람들의 좌우명을 대신 빌리기도 한다. 진인사 대천명(盡人事待天命),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초지일관(初志一貫), 대도무문(大道無門)같은 말은 주위에 흔하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범람하리만큼 많은 가훈, 교훈, 사훈 등의 어느 것에 장단을 맞추며 살아갈 지 혼란스러운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 가훈은 가장이, 교훈은 학교장이, 사훈은 사장이 만들어서 그 구성원이나 아랫사람들에게 지켜주기를 바라는 것들이고, 자신들의 뜻에 따라주기를 바라는 요구조건이다.

 

따라서 한마디로 말하자면 권고이거나 강요에 지나지 않을 수가 있다. 스스로 지키고자 하는 자발적인 지표가 아니고 피동적으로 부여된 과제 같은 것이다. 그러니 자기가 지키고자 하는 의지보다 지켜야 한다는 당위성을 권장 받거나 요구받은 덕목일 뿐이다.

 

그래서인지 교훈은 학교를 졸업하면 잊어버리기 십상이고 급훈은 학년이 바뀌면 무의미해진다. 회사를 벗어나면 곧 사훈을 잊기 일쑤이다. 각종 슬로건이나 캐치프레이즈는 시한부의 한계성을 지닐 수밖에 없다. 물론 나름대로 좌우명이나 신념을 갖고 사는 일은 필요하고 바람직하다.

 

그러나 그것은 각 개인의 양심적 판단에 따라서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지 요구하거나 강요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권장이나 설득은 별로 실효성이 없는 것이다. 자기가 체험을 통해, 또는 어떤 계기나 사연을 가지고 스스로 설정하는 좌우명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