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민족화해 지리산 위령제

 

 

 

백두대간의 끝자락에 위치한 지리산은 민족의 영산으로 산세가 수려하고 웅장할 뿐만 아니라 사람의 접근을 거부하는 산으로 전문 산악인들만의 정복을 허락하는 험준한 악산은 아니다. 높은 만큼 골도 깊고 우리나라 여인네의 치마폭처럼 넓어 품에 안아들여 문화로 꽃피워낸 흔적들이 도처에 깔려있다. 온유하면서도 당찬 우리네 어머니를 떠오르게 하는 산이다.

 

 

지리산의 산신으로 모셔지는 분들이 모두 여인네인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으리라. 때문에 시인 김지하씨는 지리산은 좌·우익의 두 아들을 두었던 한많은 어머니산이라고 했다. 그런 애끓는 어미의 심정으로 현대사의 질곡을 넘어 죽임의 철학이 아닌 살림의 철학, 분열의 철학이 아닌 상생의 논리를 모색하는 모임을 3년동안 100일에 한번씩 실상사에서 갖기로 했다고 한다.

 

 

지리산은 화랑의 무예도장으로부터 시작 1592년 패배한 수많은 동학농민군들이 이 산으로 들어왔고 여·순 반란사건 이후 6.25 전정때는 북한군의 남침으로 낙동강까지 처들어왔던 공산군이 국군과 유엔군의 반격에 의해 후퇴하면서 인천상륙작전으로 퇴로가 막히자 패잔병 모두는 또 지리산에 들어가 빨치산전투가 시직됨으로 인해 2만여명의 젊은 넋들이 숨진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1948년 10월 이후 1955년 7월 정부가 공식으로 작전종료를 선언할 때까지 7년간 지리산 일대에서 희생된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그들이 희생된지 반세기만에 지난 5월 26일 지리산 일대에서 희생된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그들이 희생 된지 반세기만에 지난 5월 26일 지리산 달궁 제단 터에서 지리산을 사랑하는 150여개 사회단체를 비롯 불교, 기독교, 천주교 등 7개종단 각 종교단체 대표 등 4천여명이 모인 범 국민적 행사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게된다. 이념대결의 소용돌이 속에서 숨져간 원혼들을 달래고 궁긍적으로는 민족의 화해를 축원하는 기원의 자리가 되었다.

 

 

이날 정대 조계종 총무원장(공동봉행위원장)은 진정한 화해를 위해서는 서로 용서하는 길 밖에 없다고 했다. 평화로운 남북통일은 지리산에서 숨져간 넋을 위로하고 반드시 가슴속에 대랍과 분열이 사라지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특히 평화와 화해는 우리시대 제일의 화두라고 강조한 그는 갈등과 대립, 다툼의 역사를 살아온 우리민족에게 이 같은 짐은 미리 맞대고 풀어야할 시대적 과제가 아닐 수 없다고 역설했다.

 

 

6.25 참전용사 박종민씨는 죽어간 영혼들과 함께 한 꽃과 나무, 짐승에게도 용서를 구한다며 참회하고 민간인 학살자 유족회 대표 채의진씨는 이제는 갈등과 반복을 딛고 민족의 대화합과 통일을 위해 노력하자고 했으며 특히 서울대학교 이애주 교수가 보여준 ‘이애주가 천왕봉을 안고 나르네’ 진혼무는 영령들의 사무친 원한을 풀어내는 몸짓으로 살아났다.

 

 

김영옥 여수시립국악단장이 부른 어머니의 노래 진혼가는 그동안 외롭게 구천을 떠돌면서 이 땅의 자유평화통일을 기다리던 영혼들의 넋을 달랬다.

 

 

남북정상회담과 이산가족의 만남 등 민족 대화합을 위한 일들이 이루어지고는 있으나 아직도 풀리지 않고 맺혀있는 것들이 이번 시행된 위령제를 계기로 서서히 풀리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이병채 (지리산가꾸기 운동연합 상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