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골초’는 애국자?


담배가 인체에 해롭다는 사실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더 잘 안다. 흡연이 폐암의 주범이고 동맥경화나 심장질환등을 유발한다는 의학상식쯤은 그야말로 상식이다.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대머리가 될 확률은 두배, 머리카락의 변색 가능성은 4배에 이르며 여성흡연의 경우 피부두께를 얇게 해 주름살등 피부노화를 촉진시킨다는게 의학계의 경고이다.

 

그런데도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번 피우기시작하면 중독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한 연구기관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담배속에 함유된 니코틴 성분의 중독성은 헤로인이나 코카인 모르핀 아편에 이어 다섯번째로 높다고 한다. 일부 연예인이나 특수직 종사자들이 복용후 환각상태에 빠져 종종 사고를 일으키는 필로폰이나 대마초보다 중독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흡연의 해악이 집중적으로 홍보되면서 담배를 끊는 사람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아직도 담배를 피우느냐’가 인사말이 될 정도다. 이제 골초들은 가정이나 직장, 공공기관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한다. 금연구역에서 잘못 담배를 피우다가는 망신 당하기 십상이고 꽁초를 함부로 버리다가는 거리의 파파로치들에게 좋은 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의 흡연인구는 1천3백만명에 이르며 이 중 성인남자의 흡연률은 73%로 OECD 가맹국중 1위다. 아무리 주위의 눈총이 따가워도 ‘한 모금의 연기’를 못잊어하는 애연가들의 흡연권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주장도 결코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도 담배에 부과되는 교육세 부담을 생각하면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그렇게 배척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골초들일수록 세금 많이 내는 애국자라는 턱없는 자만심(?)을 웃어넘길 일만도 아니다.

 

파탄위기에 처한 지역의보 재정지원을 위해 정부 여당이 담배에 붙는 건강증진기금을 현재의2원에서 1백50원으로 올릴 방침이라 한다. 당연히 담배값도 인상될 것이다. 차제에 금연하겠다는 골초들이 또한번 들썩이겠지만 일과성에 그칠게 뻔하다. 이래도 담배 피우는 사람을 천덕꾸러기로 몰아부칠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