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록의 여름 산에 오르다 보면 길가 풀숲에 빨갛게 익은 산딸기가 때로 등산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산딸기 몇 알을 따서 입안에 넣으면 그 향기로움에 침이 절로 고여 목을 축이고 갈증이 사라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산을 오르내리면서 이 산딸기를 즐겨 찾는다.
산딸기는 복분자(覆盆子)라고도 하는데 그 이름의 유래가 재미있다. 산딸기가 남자의 양기를 강하게 하여 산딸기를 먹고 소변을 보면 오줌항아리가 뒤집어진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 복분자라는 이름은 ‘산딸기가 오줌항아리를 뒤집었다고’해서 뒤집어진다는 뜻의 ‘복(覆)’과 항아리를 의역(意譯)한 ‘분(盆)’을 합해 ‘복분자(覆盆子)’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런데 속설로만 알고 있는 산딸기의 효능은 속설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 동의보감 본초강목에도 복분자의 효능이 나타나 있다. 이 두 문헌에 의하면 복분자는 양기를 일으키며 피를 맑게 하고 정혈작용(精血作用)이 뛰어남과 동시에 피부를 곱게 하고 머리를 검게 하여 미용에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최근에는 복분자 열매로 만든 복분자 술이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우리 고장 선운산의 술이 아닌 한국의 술로 탈바꿈되고 있다. 특히 풍천장어를 안주로 복분자 술을 마시면 신선이 부럽지 않다는 말을 서슴없이 할 정도로 복분자 술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올 해 한국방문의 해와 내년에 개최되는 전주 월드컵을 대비해서 우리 고장과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에게 복분자주가 한국의 술로 인식될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고창 특산물인 복분자가 최근 수요의 급증과 가뭄으로 인한 흉작으로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복분자에 대한 명성이 점차 알려지면서 주류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복분자를 찾게 되면서 물량이 부족해지고 군민들은 물론 외지인들도 현지를 방문하여 대규모로 복분자를 사들이고 있어 마치 복분자 확보전을 방불케 하고 있다.
참으로 즐겁고 행복한 비명이 아닐 수 없다. 이제는 우리도 우리 고장의 맛과 멋을 대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품과 문화를 발굴하고 육성하는데에 더욱 많은 힘을 쏟고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