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발생한 탄저균 감염사건에 대해 미국 FBI가 테러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사실이 보도 되고, 또 10일에는 미국 정부의 심장부인 국무부내 우편물 사무실에서 테러로 의심되는 ‘백색 가루’가 발견되는 등 미국 전역에 생화학 테러 비상이 걸렸다.
CNN방송은 플로리다에서 감염된 문제의 탄저균이 50년전 미국 아이오와극의 한 실험에서 연구 목적을 위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변형이라고 보도했다. 탄저병은 흙속에 있는 탄저균이 가축등을 통해 사람에게 전염되는 병으로 치사율이 무려 80%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다.
탄저균을 분말형태로 하여 무기로 사용할 경우 그 위력은 수소폭탄을 훨씬 능가할 수 있다고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연구팀이 경고한바 있다. 설탕 한 봉지 만큼의 탄저균으로 미국 전역을 황폐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세계의 초강대국 미국을 긴장시키고 있는 생물무기는 1347년 제노아인들에게 포위된 몽골인들이 성벽너머로 페스트에 걸려 죽은 시체들을 내던진 것이 최초이다. 오염된 제노아 선박은 항구에 기항할 때마다 균을 퍼뜨러 유럽 전역을 흑사병으로 초토화시켰다.
화학무기는 제1차 세계대전때 처음 등장한후 2차대전, 베트남전, 걸프전등에서도 사용돼 엄청난 후유증을 남겼다. 근래에는 지난 95년 일본 도쿄 지하철에서 사이비 종교집단인 ‘옴’ 진리교 신도들이 화학신경가스인 ‘사린’을 살포하여 12명이 숨지고 5천여명이 중독되는 참변을 빚기도 했다.
생·화학무기는 이같이 무차별적으로 대량 살상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반인류적이고 비인도적이다. 또한 ‘빈자(貧者)의 핵폭탄’으로 불릴 정도로 값싸게 제조하고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민간 항공기를 납치해 상상의 한계를 뛰어넘는 만행을 저지른 테러범들이 또 어떤 음모를 꾸밀지 모를 일이다. 대참사 이후 이미 세계보건기구(WHO)가 각국에 생화학무기를 이용한 테러공격에 대비하라는 경고를 내리고 있다. 미국의 테러 복수전을 돕기 위해 아프간 파병까지 준비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만약의 사태 대비에 한치의 허점도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