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비켜 간 태풍

 



태풍은 중심 최대 풍속이 초당 17m 이상의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열대성 저기압을 말한다. 북태평양 남서부 열대 해상에서 발생하며 그 진로는 계절에따라 다르다. 봄·겨울에 발생하는 태풍은 그대로 서진(西進)하고 여름과 가을에는 발생후 북진(北進)하다가 북위 20∼30도 부근에서 방향을 바꾸는것이 보통이다.

 

태풍이 방향을 바꿔 서북진할 경우 중국 남해안에 상륙하고 북동진 하면 우리나라 쪽으로 오게 되는데 이 때 폭풍과 집중호우를 몰고와 큰 피해를 입히는 것이다. 태풍은 매년 20여개 가량이 발생하여 그 중 2∼3개 정도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데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휩쓴 태풍가운데 파괴력이 가장 컸던 것은 지난 59년 9월의‘사라’호다. 당시 8백49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고 37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등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낸바 있다.

 

최근 10년간에는 지난 91년 세차례의 태풍으로 3천2백여억원의 재산피해가 기록된바 있고 지난해에도 두 차례 1천4백여억원의 피해를 입혔지만 올해에는 다행히 태풍이 비켜 갔다는 기상청의 발표다. 당초 기상청은 9월중 또는 10월중에 한 두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끼칠것이라고 예보했다. 이 예보가 빗나간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가을이 되면 일사량이 적어져 태풍 발생수가 현저히 줄어든다’면서 사실상 올해 우리나라 태풍은 끝났다고 밝히고 있다. 이렇게 되면 지난 88년이후 13년만에 처음으로 올해가‘무(無)태풍의 해’로 기록되는 셈이다.

 

문제는 비록 반갑지는 않지만 올 때 와야 하는것이 태풍이라는 점이다. 극심한 가뭄으로 저수량이 크게 줄어들어 먹는 물이나 생활용수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는 시점이다.

 

이럴 때 태풍이 한번쯤 비를 몰고와야 저수지에 물도 차고 녹조현상도 해소할 수 있다. 뿐만아니라 태풍이 바닷물을 뒤집어 어류 서식환경개선이나 적조현상 해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여·야 대립으로 대풍전야처럼 긴장감이 감돌다 국회가 정상화 됐다. 이제는 진짜 태풍이 늦게라도 하나쯤 찾아와 기상의 정상화도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