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몸과 기다란 손을 열정적으로 흔들며 뮌헨 비아노바 합창단의 맑고 고운 화음을 이끌어낸 지휘자 쿠르트 주트너씨(Kurt Suttnur·65)는 가톨릭 음악을 대표해 자신과 단원들이 소리축제에 참여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뮌헨음대에서 공부한 뒤 아우크스부르크대학에서 음악교수를 지낸 그는 72년 비아노바 합창단을 창단한 주역. 창단땐 10대를 중심으로 한 유소년 합창단이었지만 30년이 흐른 지금에는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계층이 어루러진 성년합창단으로 성장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 15살때 창단멤버로 참여했던 여성단원 1명만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단다.
그는 비아노바가 영어로 ‘뉴 웨이(new way)’, 새로운 길이라는 의미를 지닌 것 처럼 새로운 합창음악, 특히 현대 음악을 연주하는데 중점을 두고 합창단을 이끌고 있다.
“유럽의 합창단은 대부분 종교음악에 비중을 두고 운영됩니다. 이번 무대에서도 14세기 무반주 미사곡부터 20세 현대곡에 이르기까지 종교음악의 흐름을 보여줄 수 있는 곡을 중심으로 무대에 올렸습니다”
중세 종교음악에 있던 장조와 단조의 구분이 현대엔 없어지고 곡이 더 호화로워졌다고 설명한 그는 “전동성당이 큰 공연장보다 아담하고 잔향효과도 좋아 기대했던 화음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97년 음악적 공로를 인정받아 독일 연방정부가 주는 대통령상을 수상했던 그는 20일 소리전당 모악당에서 열릴 합창회에서는 독일을 대표하는 민속음악인 바바리아 지방의 포크송을 밝고 경쾌하게 들려줄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임용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