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의 노인 인구는 작년 말을 기준으로 할 때 약 3백 37만 여명에 이르렀다. 이쯤 되면 우리 사회는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것이다. 의료 및 보건환경이 발달함에 따라 앞으로 우리 사회의 고령화 추세는 점차 가속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노인들에 대한 사회의 인식과 대비책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계를 보면 노인 연령층 중에서 본인 스스로 노후에 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전체 노인 인구 중 30%에 지나지 않는다.
고령화에 따른 노인문제는 어찌 보면 산업사회가 빚어내는 단연한 귀결이라고 체념할 수도 있겠지만 누구나 나이가 들면 노인이 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노인문제는 단순히 노인들만의 문제라고만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노인문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문제로 인식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이끌어 내야 마땅한 것이다.
산업사회는 가족제도의 해체와 새로운 가치관을 만들어 냈다. 이러한 현상과 함께 핵가족 제도가 자연스럽게 대가족제도의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으며, 새로운 가치관은 새로운 사람을 요구했기 때문에 노인들의 지식과 경험은 옛것이 되고 말았다.
세상은 변했지만 사람은 변하기가 어려운 것인지는 몰라도 우리 나라의 노인들은 여전히 장남을 중심으로 한 부양체계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핵가족 제도하에서의 젊은 세대 층에서는 전통적인 우리 나라의 부양방식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이 또한 노인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 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정부는 1988년부터 전국적인 의료보험과 국민연금제를 기초로 한 사회보장제도를 시행하오고 있으나 현재의 국민기초생활보장과 의료보험 등은 현역세대 중심의 복지정책이며, 노인들에 대한 대책은 극히 미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지켜보면서 이 시대의 노인들이 아마도 부모를 지킨 마지막 세대가 되고, 자식들에게 소외당하는 첫 번째 세대가 되지 않을까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