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催鍾吉의‘의문사’



우리 시대 어두운 역사의 한 단면인 세칭‘의문사’는 군사독재정권 시절 공권력에 의해 희생됐을것으로 짐작되는 의문의 죽음을 말한다.

 

‘이 땅에 법치(法治)를 세워야 한다’며 유신독재에 맞섰던 전서울법대 최종길(催鍾吉)교수,‘게릴라전을 해서라도 박정희의 종신집권을 끝장내야 한다’고 주장한 사상계발행인 장준하(張俊河)의 죽음등이 대표적인 의문사들이다.

 

‘국민의 정부’들어 대통령직속으로‘의문사 진상규명 위원회’가 설치되자 시민단체들이 최·장씨 사건을 비롯 42건의 각종 의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2∼30년이상 피맺힌 한을 품고 살았던 유족들이 낸 진성서도 80여건에 이르렀다.

 

이 중에는 80년대초 5공정권 당시 운동권으로 분류돼 강제징집된후 이른바‘녹화사업’과정에서 희생된 대학생등 군대내 의문사, 기관원 소환으로 유족들이 의심하는 몇 건의 사망사고등도 포함된다.

 

이들 사건들은 대부분 자살로 처리되거나 심지어는 유족들에게 사망자의 시신마저 제대로 돌려주지 않은 경우도 있다. 고문등 사건의 진상이 드러날까 우려해서이다.

 

그동안 진상규명위는 지난 75년 8월 등반도중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된 장준하의 죽음이 실종사가 아닌 타살이라고 밝혀낸바 있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안타깝게도 그밖의 여러 의문사에 관해 제보나 관련자들의 양심선언등이 나오지 않아 진상규명에 애도를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금도 어둠의 저편에서‘정의 실현’과 양심의 무게를 저울질 하고 있을 관련자들이 분명 있을법한데도 말이다.

 

이런 가운데 어제 의문사진상규명위가 최종길교수의 죽음이 타살이라는 당시 중앙정보부 관계자의 증언을 확보한것으로 발표해 관심을 끈다. 지금까지 최교수는 73년 10월 남산 중앙정보부에서 조사 받다가 7층 화장실에서 투신 자살한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날 발표에 따르면 그는 당시 수사관들에 의해 7층 비상계단에 떠밀려 죽은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역사에 영원한 비밀은 없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게 마련이다. 최교수의 의문사도 이제 베일이 벗겨질 때가 된 모양이다.‘의문사’는 끝까지 추적하에 진상을 밝혀내야 한다. 그래야 사회에 정의가 살아 숨 쉴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