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ABM 탈퇴 의회 통보...러 'START 붕괴' 위협

미국의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탈퇴 결정에 맞서 러시아도 제1, 2단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서  발을 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하원(두마)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12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지난 1972년 러-미 두 나라가 체결한 ABM협정에서 탈퇴하기로  했다는 통보에 맞서 러시아가 START Ⅰ,Ⅱ 모두 탈퇴할 수도 있다고  밝혀  핵.전략무기 확산억제체제 자체가 흔들릴 조짐이 일고 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로고진 위원장의 말을 인용, '우리는 핵 억지력의 방어수단과 공격 수단이 모두 연결되어야 한다고 믿고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 정부 관리들은 전날 부시 대통령이 냉전시절 핵전쟁 가능성을 막기위해 미-러간 체결된 ABM 협정에서 탈퇴한다는 입장을 수일내 러시아에  공식  통고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상원 민주당 지도자 톰 대슐도 이날 부시 대통령이 의회지도자들과 만나 ABM협정 탈퇴결정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결정에 대해 크렘린과 외무부, 국방부 등 러시아 당국은 헌법제정 8주년기념 공휴일로 휴무, 공식 반응을 내지 않았다.

    로고진 국제문제위원장은 러시아측 공식반응은 부시 대통령이 탈퇴결정을  공식 발표할 때까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만약 ABM협정이 더 이상  존속하지 않는다면, 러시아는 핵계획에 있어서 보다 자유로운 처지에 서게 되며 현재  START-Ⅰ과 START-Ⅱ에서 탈퇴하는 후속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러시아는 어떠한 지상발사 다핵탄두 미사일도 배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나 이같은 공약 역시 폐기될 것임을 시사했다.

    대슐 미 상원의원은 백악관에서 트렌트 로트 상원 공화당지도자,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의장(공화), 리처드 게라프 하원 민주당지도자 등   의회지도자들과  함께 부시 대통령과 주례 조찬회담을 가진 뒤 ABM탈퇴 결정에 관해 통보를    받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대슐 의원은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언제 ABM탈퇴 결정을 공식 발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ABM 협정상 부시 대통령은 탈퇴 6개월전에 러시아에  사전 통보하도록 돼있다.

    한편 인테르팍스 통신은 미국은 13일 ABM 탈퇴결정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히고 한 러시아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 '미국은 이날을 기산점으로 계산해 향후 6개월 뒤 협정에서 탈퇴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