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되살아 나는 全州川

 



전주천이 되살아나고 있다. 참으로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전주천은 임실군 관촌면 슬치에서 발원하여 전주 시가지 중심을 남동쪽에서 북서쪽으로 감아 돌아 서신동 북쪽에서 삼천천과 이내 합류한다. 완산칠봉의 팔각정에 올라 전주천을 내려다보노라면 맑고 깨끗했던 지난날의 전주천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수십년 전의 전주천은 단순한 하천이라기보다는 전주 시민들의 생활과 아주 밀접한 곳이었다. 여름철이면 물장구를 치는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들과 천렵을 즐기던 어른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으며, 때로는 아낙네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빨래를 하던 곳이기도 하였다.

 

그런가하면 하천의 제방을 따라서 길게 뻗은 천변로에 휘늘어진 수양버들을 보며 산책을 즐기는 것도 전주천이 가져다주는 또 다른 정취였다. 한걸음에 한벽루에 내달아 전주천에서 걷어올린 민물고기와 모래무지로 만든 오모가리탕 맛은 전주 시민의 미각을 돋구어 주는 별미(別味)의 하나였다.

 

그러던 전주천이 한때는 생활하수와 각종 오·폐수가 유입되면서 서서히 변질되어 악취가 나고 물고기마저 살수 없는 죽은 냇가가 되면서 전주 시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제 다시 깨끗해진 전주천에 온갖 민물고기가 다시 서식하기 시작했고, 그 동안 자취를 감췄던 모래무지와 쉬리까지 찾아드는 살아있는 하천의 옛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이제 모든 시민들이 전주천을 살리는 데 관심과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한번 죽은 물을 되살리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오랜 세월이 걸린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어쩌면 물 문제는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인류의 생존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진 환경 문제인 것이다.

 

세계를 제패하면서 그토록 융성을 자랑하던 로마 제국이나 대영제국 그리고 중국의 제국들도 수질오염과 이로부터 발생하는 각종 전염병의 창궐로 순식간에 많은 인구가 감소되고 재난을 당했던 비극을 막을 수는 없었다는 사실은 역사가 우리에게 던져 주는 참 교훈인 것이다.

 

이제는 전주천을 살리는 데 전주 시민들이 앞장서야 할 차례이다. 새해에는 그 맑고 아름다운 전주천이 풍패지향(豊沛之鄕)의 고장 전주의 한 중심부를 도도하게 흐르는 모습을 보면서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