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신용카드

 



신용카드는 대출기능(현금서비스+카드론)과 결재기능(일시불+할부)을 함께 행사(行使)할 수 있는 편리함 때문에 신용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제3의 화폐처럼 쓰인지 오래다.

 

또한 현금 사용을 줄여 투명한 상거래문화를 정착시키고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내수(內需)를 부양하는 효과를 볼수 있어 정부가 나서 신용카드 사용을 적극 권장하는 통에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신용카드 발급건수는 무려 8천만장을 넘어 경제활동 인구 1인당 2∼3장을 보유하기에 이르렀고 사용액도 4백30조원을 훨씬 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결과 신용카드 업계는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려 LG와 삼성·국민카드등 7개 전업사들이 지난 한해동안 올린 당기 순이익만 실로 천문학적인 금액이라 할수 있는 2조5천7백54억원(전년대비 1백74.5% 증가)에 달했다.

 

그러나 이같은 신용카드사들의 영업이익 뒤에서 2백45만명에 이르는 신용불량자가 양산됐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여기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경제활동 능력이 취약한 10대와 20대의 신용불량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은행연합회가 밝힌 개인 신용불량자의 연령별 분포도를 보면 10대가 1만2천명으로 전년보다 3백% 20대가 40만8천명으로 52.8%나 늘었다.

 

이처럼 10대와 20대의 신용불량자들이 급증한 이유는 두 말 할것없이 카드사들이 자사(自社)이익에 눈이 어두워 소득이 없는 사람이나 미성년자들에게까지도 무차별적으로 카드를 발급해줬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에게 묻고 싶다.“만약 그들이 내 아들·딸이라 하더라도 무분별하게 카드를 발급해주고 싶으냐”고, 근검절약을 가르쳐야할 10대들에게 낭비와 무절제를 부추기고, 신용불량자라는 짐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모르는 학생과 청소년들에게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기도 전에‘신용불량 낙인’을 찍어서 우리 모두에게 보탬이 될것은 아무것도 없다.

 

끝내 1천5백만원의 카드빚을 지고 갚지 못해 고민하던 익산(益山)의 여대생 강모씨가 자신의 자취방에서 음독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남의 일 같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