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점(占)을 치는 이유는 크게 나누어 두가지 목적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진실탐구, 즉 신(神)의 뜻을 알고자 하는 것이고 둘째는 미래를 예측해보기 위함이다. 전자는 신의(神意)를 미리 알아 행동함으로써 신이 내리는 벌(罰)을 면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있고 후자는 인간의 원초적 욕구인 예지욕(豫知欲)을 충족시키려는 심리가 깔려있다.
이같이 불확실한 장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생긴 점복(占卜)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문화의 수준을 뛰어넘어 어느 민족에게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럽에서는 바빌로니아의 점성술이 동양에서는 인도의 점성술과 중국의 복서(卜筮)가 일찍부터 발달하였고 우리나라도 중국의 영향을 받아 이미 상고시대부터 점복이 발달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점복은 제정일치(祭政一致) 시대에 최고조로 성행하여 당시 점복자는 권력과 밀착,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했는데 이후 신라와 고려·조선시대에도 관상감(觀象監)과 태사국(太史局)·서운관(書雲觀)이라는 관청을 두고 국가의 대소사(大小事)에 적극 활용하였다. 그러나 현대 과학문명의 발달과 함께 점복을 미속(迷俗)이라 하여 근본적으로 부인하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고 한 때는 점집 찾는 사람을 시대착오적인 속신(俗信)주의자 정도로 비하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요즘 점집이 사상 최대의 호황을 맞고 있다고 한다. 구정에 선거·대학입시·주식판이 맞물려서 그런가? 웬만한 점집은 예약을 하지 않고는 무작정 기다려야 할 정도라니 점이 취미인 사람들이 많긴 많은 모양이다.
하기야 점집이 얼마나 호황을 누리면 미국펜실베니아대학, 일본 와세다대학, 서울 명문대학을 졸업한 인재들이 역술인으로나서고 카페형 점집에다 프렌차이즈형 점집까지 속속들어겠는가 마는 이러다가 온 나라가 점 신드롬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50만명의 역술인과 무속인이 활동중이고 그들이 복채로 벌어들이는 돈은 대략 한 해에 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불안한 마음을 해소하는것도 좋고 인생상감도 좋지만 도가 좀 지나친것 같다. 옛말에‘사주보다 관상, 관상보다는 심상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마음을 잘 다스리면 무엇이 두렵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