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고속도로 文化

 



미국·영국·독일등 선진국들이 고속도로 건설을 구상하여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긴것은 대개 1950년대초부터이다.

 

이미 1924년에 독일에서 최초로 고속도로 건설이 논의되긴 했지만 이를 구체화하여 본∼쾰른 사이를 연결하는 아우토반(자동차 전용도로)이 개통된 것은 1933년 히틀러 시대의 일이고 각국이 새로운 도로계획에 의해 고속도로 건설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 것은 2차대전후 50년대부터의 일인 것이다.

 

일본도 비슷한 시기에 도로건설에 관한 법령을 정비하여 나고야(名古 )∼고베(神白)간 고속도로 건설에 착공하여 1966년 7월 개통함으로써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우리나라에서 고속도로 시대의 막이 오른것은 1968년 서울∼인천간 경인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부터이다. 산업화나 근대화 과정에서 일본에 거의 20년 격차를 보여온 우리가 고속도로에 있어서만은 결코 뒤지지 않은 기록인셈이다.

 

조국근대화의 기치를 내린 박정희(朴正熙)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했을때 아우토반을 주행(走行)해 본 후 우리도 고속도로 건설을 앞당겨야겠다고 결심한 것이 착공배경으로 알려져 있다.

 

건설과정에서 현대 정주영(鄭周永)회장의 뚝심이 화제를 불러 모으면서도 우리 기술로, 최단시일내에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는등 ‘한강의 기적’을 뒷받침한 고속도로시대의 개막은 국민생활에 일대 전기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우리의 저력을 세계에 과시한 계기가 됐다.

 

전국을 1일생활권으로 좁혀 놓은 고속도로는 계속된 확장신설로 물류·유통에 획기적 변화를 이끌었고 지난 연말 서해안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전국토의 고속운송망 체제를 갖추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문제는 2천km가 넘는 고속도로를 가진 나라치고 국민들의 교통질서 의식이 너무나 낙후돼 있다는 점이다. 해마다 고속도로에서 일어나는 사고로 인한 연간 손실액이 2조원이 넘는다는 통계가 있다. 지난 설 연휴때의 각종 사고는 이를 뒷받침하고도 남는다.

 

어제 본지(1면)보도를 보면 서해안고속도로에서의 야간주행이 최고 2백30km가 넘는 경우도 있다한다. 신호체계가 아직 완비되지 않아 단속도 허사라는 경찰의 설명엔 맥에 빠진다. 고속도로 운행차량의 준법의식, 지금 우리 모두의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