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의 중요성이 인류문명에 끼친 영향은 19세기 산업발전과 궤(軌)를 같이 하지만 그 실 석유의 발견은 기원전이다. 구약성서에 이미 석유에 관한 기록이 있고 고대 이집트에서는 미라를 보존하는데 석유를 사용했다. 등을 밝히는 기름으로 뿐 아니라 의약품을 만들거나 접착제, 종교의식등에 광범위하게 이용된 것이다.
석유는 연료용외에도 화학제품 용도로 더 널리 쓰인다. 합성수지·섬유·고무·도로·세제등 우리 일상생활에 쓰이는 모든 용품에 망라돼 있다. 의류혁명을 이룬 나일론이나 식기·가구·공업용으로 널리 쓰이는 플라스틱이 모두 석유화학제품이란 사실을 보면 그 쓰임새를 쉽게 알수있게 한다. 한마디로 인류 생활사를 뒤바꾼‘검은색 황금’이 바로 석유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석유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지역은 중동(中東) 국가들이다. 매장량 규모로는 미국이나 러시아에 결코 앞서지 못하지만 유일·최대의 자원인 석유 생산만으로 부국(富國)의 선두대열에 올라서있는 나라들이다.
70년대 두 차례의 오일쇼크로 세계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운것은 당시 미·소(美蘇)를 비롯한 강대국들의 이해 다툼때문이었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세계 석유시장을 쥐락펴락하고있는 OPEC 가맹국들의 위세는 대단하다.
석유라면 우리에게도 한때 꿈을 안겨준 에피소드가 있다. 70년대초 당시 박정희(朴正熙)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바케츠에 담긴 검은색 원유를 국민들에게 내 보이면서‘울산에서 석유가 나온다’고 공개했었다.
69년부터 우리나라 대륙붕에서 석유·가스탐사를 시작한 이래 첫 개가라고도 했다. 가수 송대관의‘해뜰날’이라는 노래가 국민들에게 산유국의 꿈을 부풀린것도 바로 이 때였다. 그러나 그 뿐 이었다.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채굴이 중단돼 버린 것이다.
그러던 우리에게 드디어 산유국의 꿈이 실현됐다. 울산 앞바다 동해 1가스전에서 4백만t의 천연가스가 매장된것이 확인됐고 지난 15일에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생산시설 기공식도 가진 것이다.
그러나 대륙붕 개발 30여년만에 맛 본 감격의 순간이지만 메스컴의 관심은 어쩐지 썰렁한듯 싶어 아쉽다. 그래도 우리 군산 앞바다에서도 좋은 소식 나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