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창] 문화예술진흥 투자확대를



“개복동 유흥가 화재사건에 대해 책임을 통감합니다. 이 화재사건을 보면서 군산 시민들이 문화예술활동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 이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십수명의 종업원들이 꽃다운 나이에 유명을 달리했던 개복동화재사건이 검찰의 관련 공무원들에 대한 사법처리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한 문화예술인은 이번 사건의 근본 원인을 이같이 진단했다.

대명동 윤락가와 개복동 유흥가화재사건이 잇달아 발생하자 여성단체등 민간단체에서 관련자들을 처벌하라고 목소리를 높여 왔지만 그는 이같은 화재사건을 예방할 수 있는  근본대책은 문화예술진흥밖에 없다고 처방전을 내놓았다.

그의 이같은 진단과 처방은 군산지역에서 잔잔한 공감대를 얻어 가고 있다.

사실 군산지역은 그동안 산업단지의 조성과 도로망확충,항만건설과 기업유치등에만 열을 올리면서 숨가쁘게 달려왔지 시민들에게 정신적인 자양분을 공급해 주는 문화예술분야진흥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다.

군산지역에서 문화예술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해 보았자 객석수가 8백여석에 불과한 공연장과 4개의 전시실을 가진 시민문화회관이 고작이고 민간분야에서는 원우건설이 내놓은  80평규모의 원우아트홀 한 곳이 전부다.

이러다보니 문화예술활동을 접할 기회가 적고 문화예술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 직장에서 퇴근을 하고 나면 상당수의 근로자들과 직장인들이 퇴폐이발소나 찾는 일이 눈에 띄고 유흥음식점등 술집주변을 맴돌고 서성거리며 남에 대해 비판을 하고 험담을 하는 것을 안주삼아 술을 마시는 일이 많다.

자연스럽게 향락·퇴폐업소에 대한 수요가 늘어 나운동과 대명동,개복동지역을 중심으로 유흥업소가 증가하게 됐고 향락퇴폐문화가 기승을 부려 대외적으로 군산지역에 대해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특히 상당수 시민들사이에서는 남을 중상,모략을 하는 풍조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등 낙후된 문화예술분야는 군산지역의 풍토에 탁류를 흐르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군산시에서도 그동안 문화예술진흥에 별다른 노력을 경주해 오지 않았고 올해도 전체 일반회계 예산 2천6백90억원가운데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예산이 고작 1%대인 28억여원에 그치고 있는 등 부끄러울 정도다.

이제는 문화예술진흥에 힘을 써야 한다.

약 2천명으로 추산되는 군산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공간을 확충하고 많은 국제적인 문화예술행사를 유치,시민들이 많은 문화예술과 접촉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그때만이 향락·퇴폐업소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건전한 문화예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군산시가 보다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관광과의 접목을 통해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신문화가 뒷받침되지 않고 물질문명만 발달하면 그로인한 괴리는 군산지역을 기형적으로 성장시켜 시민들이 질높은 삶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한 문화예술인이 말한 것처럼 군산지역에서 개복동 유흥가화재참사와 같은 유사한 불행한 사건이 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문화예술측면에서 군산지역을 진단해보고 그에 대한 대책을 시민모두 강구해 볼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 안봉호 (본보 군산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