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春心 사로잡는 왜가리떼 진풍경



따뜻한 봄볕속에서 왜가리떼의 날개짓을 바라보면 어떤 마음이 평화롭지 않을까. 산자수명한 진안군에 수백마리의 왜가리들이 둥지를 틀고 있어 여행객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진안읍에서 정여립의 숨결이 묻어나는 죽도와 천반산을 끼고 구비구비 넘어가면 동향면 소재지가 나온다.

 

무심코 소재지 초입 산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집단서식하는 왜가리떼의 장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동향면 자산리 대야마을 산자락. 잡목숲에 황새목 백로과에 속하는 3백-5백마리의 왜가리들이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마을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우아한 날개짓이 환상적인 왜가리는 날아갈때 목이 S자 형태를 이루며 청정환경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향면 신창묵(52)민원담당은 “30-40년전만 해도 1천여마리 이상 장관을 이뤘었습니다”며 “마을 어른들 얘기로는 마을이 형성될때부터 왜가리가 서식했다고 하니 최소한 4-5백년을 됐을 겁니다”고 소개.

 

논에서 물뱀을 잡아먹기도 하고 물고기를 사냥하기도 하는 왜가리는 곤충을 잡아 물속에 던지고 이를 보고 나온 물고기를 잡아먹는 미끼사냥범으로도 유명하다.

 

“비료와 농약사용량이 늘면서 왜가리수도 줄었다”는 신씨는 “요즘은 왜가리들이 냇가에서 먹이를 찾는다”고 말했다.

 

왜가리의 서식환경이 나빠졌음에도 대야마을에 아직도 수많은 왜가리가 찾아오는 이유는 주민들의 보호의식과 비교적 청정한 환경이 한몫하고 있다.

 

“한때 왜가리 알이 신경통에 좋다는 설이 있어 알을 도둑질하는 사례가 급증, 멸종위기에 몰렸었다”는 신씨는 “마을사람들이 왜가리 보호를 위해 야경을 돌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마을에 액운을 없애고 풍년을 가져다 주는 길조라고 여긴 것.

 

2월초에 날아와 서리가 내리는 11월 남쪽으로 떠나는 대야마을의 진객 왜가리는 날씨변화탓에 요즘에는 십여마리씩 겨울을 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