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익산시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많은 글들이 올라 있었다. 그러나 그 많은 사연들 가운데서도 유독 네티즌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는 글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작성자를 박성훈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익산시청 소속 공익 근무 요원인 이진호씨(22)가 지난 15일 자신들의 홈페이지인 공자위(공익요원들의 자리매김을 위하여)에 올린 글을 재차 옮긴 글인데 일부 공무원들의 행태가 해도 너무해 울분을 토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사연을 보면 지난 5일 익산시 왕궁면 부근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부 공무원들의 무사안일과 윗사람 눈치보기 행태가 과연 어느정도인지를 쉽게 짐작케해주고 있다.
산불 진화 작업에 한 조가 되어 나섰던 10여명의 공익 요원에게 「전멸」이라는 단어가 뇌리에 스칠정도로 당시의 산불 진화 작업이 얼마나 긴박하고 위험했던가를 적어내려가며 그때의 상황을 생생하게 밝히고 있는 이씨는 자신들의 이같은 긴급함에도 불구하고 산 아래 안전한 곳에서 산불 구경만 하던 많은 공무원을 보고 기가 막혔다고 한다.
특히 자신들과 몇명의 공중 진화대 요원 아저씨들은 빨리 불길을 잡아야한다는 조급함때문에 자신들이 불속에 갇힌 위험 상황도 모른채 진화에만 신경을 곤두세우다가 결국 동료들이 처참한 몰골로 깊은 화상을 입고 구조되어 산에서 내려와서 보니 빵을 먹으면서 강건너 불구경나온 마냥 태평천하인 일부 공무원들을 보고 한심스러웠다고 한다.
이어 이씨는 잠시후에 더욱 역겹고 구토가 나올 장면을 목격하면서 더더욱 울화통이 터져버릴것 같았다고 적고 있다.
시장님인지 부시장님인지 누군가 높은 사람이 왔다닌까 그동안 안전지대에서 불 구경만하던 공무원들이 빵을 입속으로 씹어가면서 갑자기 삽자루와 갈퀴를 들고 니와 뒤늦게 산불을 진화한다고 달려들더라는 것이다.
30분가량이나 흘러을까 시장님이 가셨는지 그 많던 공무원들은 어느새 보이지 않고 몇몇 공익 요원과 산림 관련 공무원만 남아서 시커먼 잿더미로 변한 산불 현장을 보고 있노라니 형언할수 없는 씁쓸함이 밀려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