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대장암은 16년동안 2백2%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에 폐암이 35.6%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속도로 증가한 것이다. 대장암에 의한 사망은, 남성의 경우 위암, 폐암, 간암에 이어 네번째를 차지하고 있으며, 여성의 경우도 유사하다.
대장암에 걸리는 빈도는 남성과 여성이 모두 비슷하다. 60대가 가장 많고, 70대와 50대가 그 뒤를 잇는다. 유럽이나 미국과 비교했을 때, 발생 연령이 10살 정도 어린 경향이 있다. 5%∼10%의 빈도로 30대, 40대의 젊은 사람에게서도 발생하며, 이처럼 젊은 층에서 나타나는 대장암은 가족사이에서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대장암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는 유전인자보다도 환경인자의 비중이 크다. 식생활의 급격한 서구화, 특히 동물성지방이나 단백질의 과다섭취가 원인이다. 그러나 5%전후의 대장암은 유전적 소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대장은=대장(큰창자)은 꿈틀운동(연동운동)을 통해 하루 1ℓ의 수분을 흡수하고 굳은 찌꺼기를 몸밖으로 내보내는 기관. 평균 길이 1.3m로 6m나 되는 소장(작은창자)보다 짧지만 어찌된 일인지 암은 훨씬 많이 생겨 폐암, 위암, 간암에 이어 네 번째로 우리 국민을 많이 희생시키는 암이다.
대장은 소화, 흡수되고 남은 음식물이 머무르는 곳이며, 이곳에서 수분을 흡수해 대변으로 만든다. 여러 종류의 많은 세균이 살고 있는 곳이다. 길이는 약2m이고, 결장과 직장, 항문으로 이뤄진다. 대장점막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암이 생기지만, 암이 생기기 쉬운 부위는 S상결장과 직장이다.
△증상=대장암의 증세는 변과 관계가 깊다. 콜타르같은 암적색 변이 나온다거나 변비가 계속되면 한번쯤 대장암을 의심, 검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출혈량이 적고 굳어져 눈에 안띄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
대변이 가늘어지고 변비와 설사가 번갈아 나타나며 팽만감이나 아랫배가 당기는듯이 아픈 경우 역시 대장의 건강상태를 체크해봐야 할 사항이다.
대장암의 자각증상은 대장의 어디에, 어느 정도의 암이 생기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대장은 맹장 부위에서 시작된다. 위쪽을 향하고 있는 부위가 상행결장, 이어서 옆으로 누워있는 부위가 횡행결장, 아래쪽을 향하고 있는 부위가 하행결장, S자형으로 구부러져 있는 부위가 S상결장, 약15cm의 곧은 부위가 직장이며, 제일 마지막의 항문괄약근이 있는 곳이 항문관이다.
대장암에 특징적인 증상은 없으며, 양성질환의 경우에도 암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혈변을 배설하거나, 변이 가늘어지거나, 잔변감, 복통을 느끼거나, 설사와 변비를 반복하게 되는 등 배변에 관한 증상이 많으며, 이들은 S상결장이나 직장에 발생한 암에서 나타나기 쉬운 증상이다.
그 중에서도 혈변의 빈도가 높은데, 암 중심에 궤양이 생겨 출혈이 일어나기 때문리다. 치질로 착각해 진찰을 늦게 받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빈혈증상이 나타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기도 한다. 장내강이 좁아져서 생기는 복통이나 복명, 복부팽만감이나 통증을 수반하는 응어리가 초발증상인 경우도 있다.
△치료=대장암은 이른 시기에 발견되면 내시경적절제나 외과요법에 의해 완전히 치유될 수 있다. 약간 진행되어 간이나 폐로 전이(이것을 원격전이라고 부른다)했다고 하더라도 수술이 가능한 시기라면 외과요법에 의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외과요법이 매우 효과적다.
그러나 발견이 늦어지면 폐, 간, 림프절이나 복막 등 절제하기 어려운 곳으로의 전이가 일어난다. 이런 시기에는 수술과 함께 방사선요법이나 화학요법이 실시된다.
수술을 받은 후에 재발하는 경우도 있다. 수술 후에는 정기적으로 (3∼4개월 간격) 재발유무를 점검하기 위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간, 폐, 복막이 재발하기 쉬운 장기이며, 또 절제한 부위에서 국소적으로 재발하기도 한다.
대장암은 다른 암과는 달리 빠른 시기에 재발이 발견되면, 다시 재발한 병소를 절제해 완전히 치료할 수도 있다. 재발의 80%이상은 수술 후 3년 이내에 발견된다. 수술 후 5년 이내에 재발하지 않는 것이 완치의 기준이 된다.
▶ 대장암 왜 증가하나
한국인에 있어서 대장암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은 식이 또는 생활습관이 서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일, 야채, 곡물을 섭취해서 대변 양이 많고 변을 보는 횟수가 잦으면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적어다. 과일이나 야채에 풍부한 섬유소가 장운동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가공한 식품과 육류를 섭취하면 대변 양이 적고 대장암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최근 고지방, 저섬유식품 등 우리의 식생활이 서구화되는 경향은 바로 대장암 발병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육류를 주식으로 하는 미국과 유럽에서 대장암 발병률이 높은 것은 그 때문으로 생각되고 있다. 섬유질이 부족할 경우 대장운동이 느려져 변이 오래 머물고 이것이 암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음식만이 암을 야기하는 고위험요인은 아니다.
전문의들은 “전체 대장암중 5~6% 정도는 유전성이며 유전성은 치료후 예후도 나쁘고 재발률도 높기 때문에 철저한 정기검진이 요구된다”고 말한다.
여기서 유전성이란 가족구성원중 최소 3명 이상이 대장암에 걸린 경우를 말하며 이들이 암에 걸린 나이는 평균 43세. 대장암의 연령은 50~60대지만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40대부터 정기적인 체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평소 우유, 신선한 채소, 과일을 많이 먹고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 조미료나 소금이 많이 든 음식, 훈제식품, 기름기 많은 음식을 덜 먹으면 대장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매주 3회 이상 땀을 흘릴 정도로 운동하고 금연하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