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너무하는 것 아닙니까.”
공교롭게도 같은 말로 시작되는 두통의 다른 전화가 본사 사회부와 전북경찰청 기자실로 25일 오후와 밤늦은 시각 나란히 걸려왔다.
이날 오후 4시께 전주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이라고 밝힌 직원은 “교통단속 실적을 요구하는 상부의 지시 때문에 비번 때도 제대로 쉴 수 없다”며 경쟁적으로 실적만을 요구하는 경찰고위층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실적을 의식해 단속하다보니 무차별적으로 단속을 벌일 수 밖에 없다는 그는 이때문에 시민들의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구조적인 문제도 함께 풀어놓았다.
이 경찰관은 물론 교통질서를 바로 잡고 특히 사망사고 줄이기를 위한 경찰의 활동이 불가피한 것은 사실이지만 고위층이 실적단속의 불합리성을 알았으면 좋겠다며 5분 가량 시종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날 밤 11시30분. 경찰청 기자실의 본사 전화로 걸려온 시민의 목소리도 흥부된 상태였다.
40대 소형화물차 운전자라고 밝힌 이 시민은 이날 밤 9시30분께 전주∼남원간 도로 전주시 색장동 부근에서 과속단속을 하는 경찰에 의해 단속됐다는 것.
그러나 이 시민이 잠 못이루며 밤늦은 시각 전화를 건 이유는 단속에 대한 억울함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는 “갑작이 터진 카메라 후레쉬 때문에 잘못했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며 아찔했던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단속의 억울함보다 당시의 아찔한 순간 때문에 놀란 마음과 한편으로 경찰의 무분별한 단속에 대한 분함을 참기 어려워 밤잠을 설치고 있다며 흥분을 쉽게 삭이지 못했다.
그는 또 “몇해전 경찰단속에 불만을 품고 차량을 몰고 경찰서에 돌진했던 보도를 보며 혀를 찼지만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텔레비전 코미디 프로그램의 개그맨 대사가 떠오른다.
“정부는 왜 시민들이 경찰단속에 강한 불만을 갖는지 아나?”
“왜”
아마도 그 답은 이날 걸려온 전화 2통에 담겨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교통사고 줄이기와 질서바로잡기를 위한 전북경찰청의 교통단속이 그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물론 경찰내부에서조차 불만으로 쌓이고 있다는 사실을 경찰 고위층은 다시 한번 짚어 봐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