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말, 전 세계는 극도로 혼란스러운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과정을 지켜보면서 민주주의가 만개(滿開)한 미국에서 어떻게 저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문제의 발단이 된 플로리다주 선거는 총체적으로 부실하여 한국적 시각으로 본다면 원인무효나 다름없는 선거였다.
선진 민주주의를 구가하는 미국에서 정치 후진국에서나 있음직한 투표용지와 개표기에서 중대한 결함이 발생했고, 마이애미 해럴드지는 죽은 사람겧サ佇舅?투표권이 없는 중죄인 까지도 투표를 했다고 폭로하고 나섰으니 플로리다주 선거가 얼마나 엉망으로 치러졌는지 짐작이 간다.
게다가 잽갮겫館?주지사와 조지갮겫館?후보는 친형제였으니 의혹은 더욱 증폭될 수 밖에 없었고, 또 수(手)작업 검표를 명령한 주대법원과 이를 중지시키는 명령을 내린 연방 대법원의 판결도 4대3과 5대4의 아슬아슬한 표차였으니 선거 분위기가 어느 정도 치열했는지는 불문가지이다. 더구나 플로리다주 선거 결과가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판이니 그 선거가 얼마나 격렬하고 혼탁했겠는가.
그러나 연방 대법원의 판결이 나자 앨겙藉?후보는 “연방 대법원의 판결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이를 인정한다”고 선언하고 “부시 당선자에게 연설 직전 축하전화를 했는데 이제 다시는 전화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청중을 웃기는 여유까지 보였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이와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면 어떠했을까? 아마 헌정중단 사태가 벌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진실축구가 사회 일반의 가치로 자리잡은 미국, 그러나 그들은 세계의 우려와는 달리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선에서 난제를 해결 해 냈다.
6?3지방선가가 끝난 후 여기저기서 고소겙紫?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선거법이 워낙 강해서 어지간한 사안도 걸려들기 십상이어서 이를 악용, 똑같은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사람들이 당선자를 물고늘어지고 있다.
선거풍토가 이렇게 험악해서야 지역화합과 지역발전을 어떻게 이룰수가 있겠는가. 4년 후 선거는 다시 치러진다. 승복하는 아름다운 자세를 보여 유권자들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4년 후를 기약할 수 있다. 질시와 반목은 여기서 끝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