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고부갈등 푸는 방법 없을까

 

 

‘시어머니-남편-며느리의 영원한 삼각관계, 잘 푸는 방법 없을까?’

 

시집살이를 해보지 않은 사람들도 ‘시어머니들이란 대체로 끊임없는 요구사항과 잔소리에 매운 눈초리를 가진 심술궂은 여인들’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며느리 둘 나이의 여자들은 ‘며느리들이란 살림에 대해 아는 것도 별로 없으면서 잘난체하며 나이든 사람 존경도 안하고 이십 년 넘도록 잘 키워 놓은 남의 아들 독차지하려는 철없는 것들’이라 여기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으레 고부(姑婦)간 하면 사이가 나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고부간에 사이가 좋은 집 보다는 오히려 사이가 나쁜 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현실. 고부갈등으로 인한 이혼상담이 외도나 가정폭력에 비해 적긴 하지만 여전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도 이를 증명한다.

 

이 처럼 고부갈등은 요즘 처럼 발달된 문명사회에서도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고부갈등의 원인

 

전주대 사회복지학과 정수경 교수는 남자의 가족들에게 힘을 부여하는 ‘가부장적 가족제도’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정 교수는 “한국의 전통적인 부계가족구조는 아들을 더 중요시하고, 부부관계가 부자·모자관계에 비해 매우 취약하다는 특징을 갖는다”며 “이런 배경 안에서 아들 가진 어머니들의 일방적인 위력이 고부갈등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밀착된 모자관계로 인한 심리적 삼각관계도 시어머니와 며느리를 대립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 급속한 사회 변화 속에서 빚어지는 고부간 연령차, 세대차에 의한 생활경험과 가치관의 차이도 갈등의 원인이 된다.

 

최근엔 취업여성으로서의 경제력을 은근히 기대하면서 동시에 전업주부로서 며느리로서의 전통적 역할과 도리에 충실할 것 등을 요구하는 슈퍼우먼 신드롬이 마찰을 일으키기도 한다.

 

△고부갈등 해결책

 

‘시어머니는 결코 친정어머니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많은 며느리들이 시어머니가 우리 친어머니랑 같아야 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자신의 어머니와 비교하고 서운해하고 상처받다가 결국 제대로 관계설정을 하지 못한 채 미워하게 된다.

 

정 교수는 “같이 살아본 적도 없는 두 여인이 갑자기 한 식구로 잘 살기 쉽지 않은 것이 확실하다면 두 사람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친어머니가 아닌 남편의 어머니라는 것을 잊지 않는 선에서 서로가 맞춰 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너무 잘 보이려고 하거나 피해의식에 젖어 무조건 반감을 갖기 보다는 노인, 인척으로서 기본적인 관계를 설정하고 상황에 따라 합리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자세를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에 남편과 자식에게 일생을 다 바치느라 자신의 삶을 제대로 찾지 못한 시어머니의 삶을 같은 여성으로서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시어머니 역시 며느리이기 전에 같은 여성으로서 동질감을 갖기 시작할 것.

 

△사회적 책임론

 

최근엔 고부갈등 문제를 가족 내에 한정시키지 않고 다양한 사회적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제도 활성화 △퇴직연령 연장 △노인에게 적합한 직종 개발로 재취업 보장 등 노후소득 보장책과 △노부모 부양 자녀가족에 대한 면세조치, 주택상의 혜택 등으로 시부모를 부양하는 서민층 며느리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면 고부관계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
또 노인정 노인대학 활성화로 노후의 여가생활을 돕고 지역사회 복지관이나 상담소 등에서 고부관계 개선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의사소통 기술과 방법 등을 교육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편 원불교 전북여성회(회장 김명화)에서는 다음달 초 원불교 전북교구청 1층 법당에서 ‘고부학교’를 마련한다.

 

여성부가 후원하는 이 행사는 ‘고부갈등 예방 및 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현명한 시어머니와 지혜로운 며느리로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