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욱 도지사 당선자의 취임일이 다가오면서 전북도청 내외에서 인사괴담(人事怪談)이 나돌고 있다.
괴담의 내용은 이렇다. 민주당 도지사후보 경선과정에서 경쟁자에게 줄을 선 간부와 유종근 지사의 측근, 유 지사 재임시절 계약부서에서 일했던 간부들이 피(?)를 볼 것이란 것. 괴담에는 피를 볼 대상자의 이름과 좌천될 부서까지 구체적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민주당 도지사후보 경선은 시종 박빙 양상으로 진행돼 적어도 드러내 놓고 한 쪽에 줄을 선 공무원은 별로 없다는게 일반적 평가다. 물론 후보와의 인간적 정 때문에 공무원이란 신분을 망각한채 심정적으로 후보를 성원한 공무원이 있고 이런 공무원은 강 당선자 쪽에도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또 공조직의 생리를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계약이든 예산이든 현직 도지사의 명을 거역할 수 있는 공무원이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강 당선자는 그동안 학연 및 지연 배제, 선거과정에서의 논공행상을 떠난 능력위주의 인사방침을 밝혀왔다. 조직 안정을 새 체제 출범의 최우선 과제로 꼽아왔고 그의 측근들도 이같은 강 당선자의 뜻을 대변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인사괴담이 나도는 것일까, 인사괴담을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란 우리 속담과 비유하면 지나친 것일까.
전북도 간부들은 유종근 지사가 재임 7년동안 일부 공정하지 못한 인사를 지적받기도 했지만 적어도 보복성 인사는 하지 않았다는데 대체로 동의한다.
이들은 유 지사가 지난 95년 초대 민선 도지사 선거때 강현욱 현 당선자와 맞붙어 승리했지만 강 당선자의 관선지사 재임때의 비서실장과 비서 등 강 당선자쪽 사람으로 분류되던 사람들에게 보복 또는 차별이란 말을 들을 정도의 인사는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오히려 그들의 능력을 감안해 요직을 맡기기도 했다는 것.
강 당선자의 도지사 취임후 첫 인사는 인사괴담의 사실 또는 설(說) 여부를 확인시켜줄 것이란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도 도지사로서의 그의 그릇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그가 측근들로 부터 얼마나 자유로인지 판단해 볼 수 있는 좋은 볼거리가 될 것이란 점이 더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인석(본사 정치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