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압둘 카디르 아프가니스탄 부통령이 6일 카불 시내 집 무실 부근에서 무장괴한 2명의 총격을 받고 암살됐다고 아프간 관리들이 밝혔다.
카디르 부통령은 이날 오후 1시(한국시간 오후 5시30분)께 승용차로 공무부(公 務部) 청사를 나서다 정문 부근에서 미리 대기중이던 괴한들이 쏜 총탄에 머리와 가슴을 맞고 사망했다고 타지 모하메드 와르다크 내무장관은 말했다.
암살범들은 카디르 부통령의 승용차 운전사도 함께 사살한 뒤 다른 차량을 이용해 도주했다. 한 고위 관리는 카디르 부통령의 경호원 2명도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바쉬르 살란기 카불 경찰청장은 사건 직후 공무부 청사에서 경비임무를 수행중이던 경비원 10명이 직무태만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와르다크 장관은 '암살 동기는 아직 명확치 않으며 현재 조사를 진행중'이라면서 암살범 검거를 위해 카불 전역에 검문소를 설치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오마르 사마드 외무부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테러 공격'이라면서 '이는 그러나 이 나라를 안전한 곳으로 만들려는 우리의 노력을 저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과도정부 수반은 카디르 부통령의 시신이 안치된 병원을 직접 방문한 뒤 비상 각료회의를 소집했다.
아프간 과도정부 출범이후 내각의 각료 암살사건은 이번이 두번째로, 지난 2월에는 압둘 라흐만 항공.관광장관이 카불공항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한 바 있다.
이번에 암살된 카디르 부통령은 낭가르주 지사 출신의 유력 인사로, 지난해 탈레반 축출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파슈툰족 출신인 그는 지난달 종족 안배 차원에서 부족장 회의인 `로야 지르가'에서 3인의 부통령중 1명으로 선출됐으며 공무부 장관을 겸직하고 있다.
카디르 부통령은 또 지난해 탈레반 치하에서 반군조직을 결성하려다 체포돼 처형된 전설적인 반군지도자 압둘 하크과는 형제 사이로, 카디르 부통령 자신도 지난 1980년대 소련 강점기에 게릴라 투쟁을 주도했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관련, '심심한 애도'를 표시하면서 아프간 정부의 요청이 있을 경우 사건 조사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모하메드 자히르 샤 전 아프간 국왕의 대변인은 '나라의 용감한 아들을 잃었다'면서 '우리는 이번 믿을 수 없는 손실에 대한 국왕폐하의 깊은 애도를 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정부도 이번 사건에 대한 애도의 뜻을 전하면서 암살범이 반드시 잡혀 사법처리되기를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