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는 덥고 습한 날씨 탓에 식욕이 떨어져서 전반적으로 영양섭취가 부족하게 되고 따라서 쉽게 피로하고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영양소 결핍 중에서도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단백질 섭취 부족인데 이를 보충하기 위하여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여름철에 주로 개고기와 닭고기를 먹었다. 그렇다면 쇠고기도 있고 돼지고기도 있는데 굳이 개고기나 닭고기를 먹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개고기와 닭고기가 쇠고기나 돼지고기보다 소화·흡수가 잘 되기 때문이다.
여름철에는 보통 입맛이 없게 마련인데 소화·흡수까지 잘 되지 않는다면 체 하기 쉽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가능한 한 소화·흡수가 잘 되는 음식을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오래 전부터 여름철 보신식품으로 닭백숙과 구장(보신탕)을 즐겨 먹었던 것이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 하겠다.
개고기는 원래 가난한 서민들이 닭 대신 주위에서 구하기 쉬운 개를 단백질원으로 이용하게 되면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조선시대의 여러 조리서에 개고기 삶는 법, 찌는 법, 굽는 법 등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조선시대에는 개고기가 서민에 뿐만 아니라 양반층에 이르기까지 여름 보신식품으로 대중화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으며 궁중수라상의 식단에 구증(狗蒸)이라는 것이 있는 것으로 미뤄 궁중에서도 개고기를 먹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만큼 개고기는 우리나라 음식문화의 한 축을 이루어 왔던 것이다.
동의보감에 "개고기의 성질은 온(溫)하며 맛은 시고 독이 없다고 하였고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혈맥을 조절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며 골수를 충족시켜 허리, 무릎을 따뜻하게 하며 양도(陽道)를 일으켜 기력을 증진시킨다"고 쓰여있다.
현대 영양학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개고기는 다른 고기에 비해 콜레스테롤 함량이 낮고 우리 몸에 좋은 불포화 지방산이 상대적으로 많으며 필수아미노산의 함량이 높고 소화가 잘되어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개고기를 이용한 음식으로는 보신탕(개장국, 구장), 개소주, 개고기 찜, 개장(개고기 순대), 개장꼬치 누르미, 개고기 엿, 개고기 떡, 개고기 죽 등이 있지만 가장 널리 애용되는 음식이 보신탕이다.
보신탕을 끓일 때 개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제거하기 위해 마늘, 생강, 고추, 후추, 파, 겨자, 들깨 등을 넣는데 이러한 향신료는 누린내를 제거하는 것 외에도 식욕을 돋우고 소화를 촉진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개고기의 누린내를 싫어하지만 중국 사람들은 개고기의 냄새가 향긋하다고 하여 "향육(香肉)"이라고 하고 북한의 일부 지역에서는 개고기에서 단맛이 난다고 하여 개고기를 "단고기"라고 부른다고 하며 조리할 때 냄새를 제거하기보다는 오히려 개고기 특유의 맛과 향을 즐긴다고 한다.
최근에 프랑스의 영화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개고기 식용을 비난하는 발언을 하여 온 국민이 격분한 적이 있다. 필자는 이 문제에 대해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김치를 두고 썩은 음식이라고 비아냥거리던 외국인들이 이제는 최고의 영양식이니 기능성 음식이니 하여 김치를 극찬하고 있지 않은가? 그들이 보신탕의 진정한 가치와 우리나라의 음식문화를 이해할 때 보신탕 또한 세계적인 음식으로 발전하리라 생각한다.
/주종재(군산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