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기상이변

 

 

지난 6일부터 도내 전역에 내린 비가 열흘째 계속되고 있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 불볕더위가 시작되는 8월 초·중순에 장마때보다 더한 호우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 기간동안 내린 비는 지역별로 4백∼5백㎜에 달해 예년의 1년 평균 강수량 1천3백∼1천4백㎜의 30% 이상이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는 비교적 배수가 잘되는 지형적 이점으로 집중폭우가 쏟아진 임실지역을 제외하고는 튼 피해가 없어 다행이다. 하지만 낙동강을 낀 영남지역은 피해가 계속 늘어나 국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계속되는 비로 침수된 수천ha의 농경지는 물이 빠지지 않아 올해 농사는 완전 포기해야 할 형편이라고 한다.

 

기상이변 현상은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들어 태풍·홍수·가뭄등의 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이 거의 없을 정도로 피해가 전 지구촌으로 확산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은 태풍이 필리핀, 중국, 일본과 한반도를 강타하며 수백명의 사상자를 내는등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유럽지역도 홍수로 몸살을 앓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50년만에 엄습한 최악의 홍수로 오스트리아는 한때 전기·가스·전화선이 모두 끊겼으며, 프랑스는 기업의 70%가 손실을 입었다. 이에반해 아프리카 국가들은 가뭄으로 인해 극심한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기상이변이 지구의 온난화 때문으로 보고 있다. 온난화의 원인은 화석연료에서 발생하나 이산화탄소가 과도하게 축적돼 일으키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에따라 해수면의 온도가 바람과 구름 형성에 영향을 미쳐 홍수와 가뭄이 불규칙적으로 이어진다는 엘니뇨현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세계를 강타하는 최근의 기상이변을 내년 겨울로 예상하고 있는 엘니뇨 발생이 앞당겨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하고 있다.

 

고려·조선시대에는 벼가 한창 꽃을 피우는 입추(立秋)가 지나서도 계속 비가 내리면 비를 그만 멎게 해달라고 비는 기청제(祈晴祭)를 올렸다. 지난 8일 입추를 지난지 열흘 가까운 내일까지도 비가 계속 내린다는 여보다. 사활을 건 여야간 병풍(屛風)정쟁까지 겹쳐 기청제라도 올리고 싶을 정도로 짜증나는 나날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