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音樂치료

음악이 인간의 두뇌·신체·정서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1990년대초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로셔박사 연구팀이 대학생들을 상대로 모차르트 음악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k.448’을 들려줬더니 공간추리력이 평소보다 좋아졌다는 결과를 얻었다.

미국의 음악교육가 돈 캠벨은 이를 ‘모차르트 효과’라고 이름붙였다. 이후 모차르트 효과란 ‘소리와 음악을 통해 인간이 타고 난 청각능력을 계발해 인간의 건강, 행복, 창조성을 북돋우고 학습능력을 높이는데 미치는 효과’를 일컫는 말로 통용되고 있다. 돈 캠벨의 저서 ‘모차르트 이펙트’는 1997년 미국서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유행어가 되었다.

음악이 인간에게 미치는 생리적, 심리적, 사회적 반응을 이용해 환자치료의 근간으로 삼는 요법이 음악치료다. 음악치료는 로셔박사의 연구이전인 1940년대 후반부터 등장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정신적 상처를 입은 환자들을 돕기 위해 병원에서 음악을 연주해준 것이 그 시작이다. 당시 환자들의 음악적 경험은 아주 긍정적이어서 의사들 사이에 음악치료에 대한 인식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마침내 1950년 전미국 음악치료사협회가 발족하면서 음악치료사의 교육과 훈련과정이 정립되었다. 미국의 경우 69개 대학에 치료학과가 있는데 현재 5천여명의 음악치료사가 활동하고 있다. 음악치료의 적용범위는 정신질환자, 정서장애, 신체장애, 감각장애, 발달장애 환자등 광범위하다. 최근에는 통증경감, 면역증강을 위해 쓰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1997년 숙명여대와 이화여대 사회대학원에 음악치료 대학원이 생기면서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시작하여 현재 전국적으로 40여명 정도의 치료사가 활동하고 있다.

내일부터 개막되는 2002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가 축제기간중인 오는 28일부터 3일간 부대행사의 하나로 ‘음악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발달장애, 정신지체, 자폐아동 등을 대상으로 즉흥연주 프로그램을 하루 3회씩 실시하기로 했다고 한다.

아직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음악치료가 ‘소리’를 주제로 열리는 소리축제에서 선보이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