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자연경관과 함께 섬진강의 이름으로 전국에 알려진 임실군 운암면 마암분교 (분교장 박래성)학생들의 가을운동회 함성소리가 2일 강변에 울려 퍼졌다.
전체 학생수가 15명에 불과하고 3명의 교사들이 담임을 맡고 있는 초미니 학교이지만 10월이면 이곳에도 어김없이 가을축제가 돌아오고 있다.
아이들의 운동회라고 하나 1년에 한번있는 산골 축제이기에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비롯 코흘리개 젖먹이까지 모두 참여해 하루를 즐겼다.
달리기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순박한 자연미를 그대로 드러냈고 응원하는 학부모와 구경꾼들도 잠시나마 어린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다.
학교 규모에 비해 적막감을 줄듯도 하고 있으나 고사리같은 손으로 선생님에게 틈틈이 익힌 필봉농악의 리듬가락은 이들에게 어깨춤을 충분히 들썩거리게 했다.
편을 가른 축구와 야구·줄넘기·줄다리기 등의 열띤 경기는 따가운 가을볕을 녹였고 초청경기로 짜여진 어른들의 ‘종치기’경주는 아이들의 웃음을 한껏 자아냈다.
“학교와 학생수는 적어도 마냥 재미있고 즐겁기만 해요”라며 수줍움을 나타낸 1학년 다정이는 이틈에도 동기들과 장난에 열중하고 있다.
이날 어느 독지가의 배려에 힘입어 체육복색을 갖춘 학생들은 경기를 통해 승부보다는 형과 아우로서의 깊은 정 때문인지 종합성적에서 무승부를 기록하고 만다.
폐교의 소문이 무성한 탓으로 교내 시설과 운동장의 분위기가 70년대를 연상케 하지만 최근에는 교육청의 지원으로 세면장과 급수시설이 모처럼 제구실을 하고 있다.
섬진강댐 관리사무소도 냉·온풍기를 기증한데 이어 전 학생에 대한 장학사업을 앞으로 실시한다는 소식에 학부모들도 자못 의기양양하고 있다.
최정운 운영위원장은“불편한 것은 별로 없으나 부당한 학구조정이 학생수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어 교육당국의 높은 관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