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전주 韓定食 살리기

 

 

전주가 ‘맛의 고장’을 자임하는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기후나 토양, 물이 좋아 생산되는 각종 농수산물의 영양성이 높다.

 

거기다가 김치나 장아찌같은 염장류, 젓갈, 독특한 조리기법등이 한 몫을 하며 음식맛의 다양한 조화를 이루어 내기 때문이다.

 

밑반찬 가짓수로 기를 꺾는 한정식이나 비빔밥, 콩나물국밥 같은 음식이 전주의 대표적 음식 브랜드다.

 

그러나 한 번 얻은 명성이라 해서 전주 음식의 성가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비빔밥이나 콩나물국밥 정도는 전국 어느 음식점에서나 내놓는 단골 메뉴이고 심지어 일본에서는 돌솥비빔밥을 만들어 자기네 음식이라고 강변할 정도다.

 

음식에 대한 기호도 변한다. 아무리 전통음식이라 해도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진 입맛을 단숨에 바꿔 놓을수는 없다.

 

전주를 찾는 외래관광객들 사이에는 음식맛이 옛날만 못하다는 불평 또한 없지 않다. 실제로 한정식 같은 경우는 이미 이웃 광주가 더 낫다는 입맛타령도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런 마당에 ‘그래도 음식맛은 아직은 전주운운 해봤자다. 명성을 지키려면 소문값을 해야 하는 것이다.

 

최근 전주시내의 한다하는 유명 음식점 주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전주한정식의 옛 명성찾기 방안을 논의한 것도 그런 연유로 보인다.

 

가만히 앉아서 쇠락하기보다는 자구책을 강구하겠다는 취지 아니겠는가. 이들은 인터넷에 전주한정식을 소개 하는 사이트를 개설하고 매년 한차례씩 ‘한정식 축제’를 개최하자는데 뜻을 모았다한다.

 

또 옛 조리방식만 고집할게 아니라 변화하는 입맛에 맞춰 다양한 품목을 개발하는 방안도 강구하기로 했다한다.

 

이에앞서 음식점 주인들이 서울과 광주의 유명 한식점을 찾아 벤치마킹까지 했다니 내심 조바심이 단단히 났던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전주음식이 외면받는 이유중 하나인 서비스 부재나 위생관리의 미비점등에 대한 자성의 소리가 없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전북도가 향토음식점으로 지정받은 업소에 대한 재정비에 나선 것도 이런 지적 때문이란 사실을 업주들은 아직도 깨닫지 못한 것일까?

 

그렇다면 명성되찾기는 아무래도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볼수밖에 없다.

 

연전에 전주대 학생 몇몇이 인터넷에 ‘얌얌(Yam Yam)’이라는 이름의 음식전문사이트를 개설한 일이 있다. 전주시내 음식문화를 바로 잡겠다는 거창한(?) 포부를 밝힌 이들의 그후 소식이 궁금하다. 유명 음식점 주인들이 그런 사이트를 한번이라도 검색했으면 어땠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