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비브리오 정복

 

 

 

우리 몸에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비브리오균을 특히 독성이 강하다. 치사율이 높아 두 명중 한 명은 목숨을 잃을 정도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피부가 썩어 들어가는 환자의 고통스런 모습이 TV에 단골로 비쳐 사람들의 경각심을 일깨운다.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는 여름철에 잡은 생선이나 조개, 어패류등에는 반드시 이 균이 잠복해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갯벌이 잘 형성된 서해안이나 남해안 일대는 두 말할것도 없다.

 

비브리오균 자체가 갯벌에 서식하는 미생물이고 이 균이 인체에 치명적인 식중독을 일으킨다는 사실도 1979년 학계에 처음 보고된 비브리오 블니쿠스에 의해 입증됐다.

 

특히 사람들에게 비브리오 패혈증이 충격을 준것은 80년대 전남 모대학 총장이 여수에서 피조개를 날것으로 먹고 목숨을 잃으면서다.

 

식도락을 즐기는 사람들은 생선회 뿐 아니라 조개류도 피까지 날것으로 들여 마시기를 좋아 하는데 정말 그랬다간 속수무책이다.

 

평소 건강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간장질환이 있거나 병력을 가진 사람은 아예 목숨을 담보해야 할 정도로 위험하다.

 

그런데 이 비브리오균이 굳이 생선이나 조개 어패류에서만 검출되는것도 아니다. 지난 99년 연세대 의학팀이 서울시내에서 임의로 추출한 단독주택·아파트·원룸등의 싱크대나 냉장고·침대·주방용구등에서도 이 균이 검출됐다고 보고서를 낸바 있다.

 

행주나 수저통 칼 도마등에서 검출되는것은 또 몰라도 침대에서까지 이 균이 발견됐다니 놀랍다. 이러다가는 흔히 여름 한 철날것으로 먹지 않으면 된다는 믿음조차 깨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그만큼 우리 주변 깊숙히 침투한 보이지 않는 미생물 세균으로부터의 위협에서 자유스럽지 못하다는 증좌일지도 모른다.

 

전남대 의과대학 연구팀이 패혈증을 일으키는 비브리오균 유전정보를 해독하여 미국 국립보건원산하 바이오텍 정보센터에 등재했다한다.

 

이 연구결과 1백여개의 새로운 병원성 유전자가 발견됐고 이를 바탕으로 새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할수 있을 것이라니‘피부 괴저병’으로 까지 불리우는 무서운 패혈증 치료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반가운것은 우리 의료 연구팀이 세계최초로 새로운 병원균의 유전체지도를 작성했 국제 공인기관의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우리 의학연구 수준도 이제 가히 세계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