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복제회사 클로네이드의 복제인간 탄생 주장을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작업을 의뢰받았던 미국 언론인 마이클 길런이 6일 검증작업을 중단한다는 선언과 함께 복제아기의 탄생이 날조극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bc 방송 과학 담당 기자였던 길런은 이날 성명을 발표, "과학자팀이 (복제아기를 낳았다는) 집에 전혀 접근하지 못하고 있어 인간복제 아기가 태어났다는 주장을 직접 입증할 길이 없다"면서 "오늘 아침 복제아기 탄생주장의 진위를 가리게 될 객관적 검토절차를 중단한다"고 말했다.
길런은 "다시 말해 클로네이드의 복제아기 발표가 라엘리안 무브먼트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정교한 사기극의 하나일 가능성이 전적으로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표는 그가 지난해 직접 제작한 인간복제과정에 관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10만 달러에 팔려고 abc, CBS, NBC 등 방송사들에 접근했으며 5월에는 같은 주제의 기사를 판매하겠다고 뉴욕타임스에 제의했다가 거부당한 일이 있었다는 뉴욕타임스의 고발성 보도가 나온 후 이뤄진 것이다.
클로네이드의 내딘 게리 대변인은 길런의 발표에 놀랐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브리지트 부아셀리에 사장이 복제아기의 부모로부터 DNA 검사 허용여부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책임을 부모 탓으로 돌렸다.
미 코넬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길런은 하버드대학에서 물리학을 가르쳤으며 abc 방송에서 과학기자로 일할 때 염력과 점성술 등과 같은 과학적으로 이상한 주제들을 다뤄왔다고 기자들은 전했다.
길런은 몇년 전에는 유사과학과 엉터리 치료를 부추긴다는 평을 받는 제임스 랜디재단이라는 단체로부터 특종상을 받기도 했다.
인류가 외계인에 의해 복제됐다는 믿음을 신봉하는 종교단체인 라엘리언 산하 조직인 클로네이드를 이끌고 있는 부아셀리에 박사는 미국인 30대 여성이 지난달 26일 사상 최초의 복제 인간인 여자아기 `이브'를 제왕절개로 낳았다고 주장,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클로네이드측은 당시 이브가 진짜 복제된 아기인지 여부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길런과 전문가 팀에게 DNA 검사를 맡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엘리언의 창시자 라엘(본명 클로드 보리옹)은 플로리다주 법원의 소환장 발부 이후 아기의 신변 보호를 이유로 복제아기의 DNA 검사를 중단토록 클로네이드측에 지시했다.
클로네이드는 주변의 의혹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복제아기에 대한 아무런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복제주장을 둘러싼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으며 생명윤리학자들 중심으로 제기되는 `날조된 과학 사기극', `라엘리언의 홍보전'이라는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클로네이드는 지난 4일 네덜란드 출신의 레즈비언 부부 사이에서 두번째 복제 여자 아기가 탄생했으며, 6주 후 3명의 복제아기가 더 태어날 것이라고 여전히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