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이라크 보고서에 의문점 여전"

 

 

    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 보유 또는 개발  여부에 대해 조사하는 유엔 사찰단은 9일 이를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했으나 이라크가 유엔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여전히 의문점이 많다고 밝혔다.

    유엔 사찰단이 이처럼 애매한 중간평가를 내놓음에 따라 미국과 이라크,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은 각자에게 스스로 유리한 방향으로 사찰단의 평가를 해석해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이라크 생물, 화학무기와 탄도무기에 대한 조사를 책임진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ㆍ검증ㆍ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과 핵무기 조사를 지휘하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무기사찰 진행경과와 이라크의 무기실태 보고서 평가 결과를 보고했다.

    블릭스 위원장은 지금까지 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에 관한 `결정적인 증거(smoking gun)'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이라크가 제공한 정보는 이라크가 대량파괴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새로운 증거를 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릭스 위원장은 안보리 보고 전 기자회견에서 "이라크의 실태보고서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블릭스 위원장은 "이라크가  더  대량파괴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거나 이런 무기와 관련한 활동을 벌이지 않았다는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신뢰할만한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블릭스 위원장은 "이라크가 실태보고서에서 미사일 엔진과 고체 미사일 연료 생산을 위한 재료를 수입했다고 인정했다"면서 "이는 유엔이 이라크에 부과한  금수조치의 위반"이라고 밝혔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도 "일부 샘플에 대한 시험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지만 지금까지 이라크가 금지된 핵 또는 핵관련 활동을 벌였다는 증거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이라크가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핵무기 개발을 도입한 것이라는 의혹을 받아왔던 이라크의 고강도 알루미늄  튜브에 대해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유엔 금수조치의 위반이기는 하지만 핵무기 생산을 위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또  이라크가 핵무기 개발을 위해 도입한 의혹이 있는 고성능 폭발물인 HMX 32t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블릭스 위원장은 이라크가 현재나 과거에 대량파괴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관여한 과학자들의 명단제출에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이 강력히 주장하 는 이라크 과학자들의 해외신문과 관련해 블릭스 위원장과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해당자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해외로 데리고 나갈 수는 없어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엘바라에디 사무총장은 유엔 안보리 보고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라크에서 관련자 인터뷰를 제대로 할 수 없었으며 이는 우리가 기대했던  적극적인  협조와는 동떨어진 처사"라고 비판했다.

    존 네그로폰테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이라크가 요구를 받은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은 유엔 안보리를 기만하기 위한 의도된 행위"라면서 "이는 유엔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네그로폰테 대사는 "유엔 사찰단이 최종보고서를 제출하는 오는 27일까지  이라크의 태도를 지켜보겠다"면서 "그때까지 태도변화가 없으면 엄청나게 심각한 사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도 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에 대한  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사찰단의 언급에 대해 "숨겨진 총의 문제점은 연기를 볼  수  없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평가절하하면서 "우리는 이라크에 무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라크의 무기사찰 협조책임자인 호삼 모하메드 아민 중장은 "유엔 사찰단은 이라크가 금지된 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음을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유엔 사찰단원이 이라크의 과학자에게 키프로스에서 신문을 받을 것을 구두로  요청했다면서 "결정은 해당자가 내리겠지만 누구도 이라크 밖에서 신문을  받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